잘 팔아도 안 남았다…삼성 흔든 메모리값, 애플은 무사할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11.02 11:25  수정 2026.11.0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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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급등에 삼성 MX·NW 두 분기 연속 적자

양사 모두 프리미엄 제품 확대·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방어 전망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 ⓒSK텔레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애플의 대응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원가 상승 압박이 내년에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상위 제품군 중심으로 제품 믹스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은 애플에도 동일한 부담인 만큼, 3일(한국시간) 열리는 실적 설명회에서 제품군별 판매 전략과 원가 절감 방안을 어떻게 제시할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글로벌 제조사들의 수익성 방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원가 부담에 따른 스마트폰 가격 인상은 시장 수요 감소로 이어져 제조사들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는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YoY) 20% 감소한 2억5470만대로, 2013년 이후 3분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가격 상승으로 신흥시장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옴디아는 분석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출하량은 57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중국계 브랜드인 샤오미와 오포(리얼미·원플러스 포함) 역시 각각 29%, 39% 줄어든 3070만대, 2340만대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플래그십 라인업은 수요가 견고한 반면 중저가 제품의 경우 가격 상승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산얌 차우라시아 옴디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통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생활비 상승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더욱 약화시켰으며, 이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늦추거나 리퍼비시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부 저소득 시장에서는 피처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반면 북미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시장 구조와 통신사 금융, 보상 판매 및 기기 변경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견고한 탄력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29일 실적 설명회에서 "3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이 이어지면서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평균판매가격 상승과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 영향으로 판매금액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3분기 MX/NW 사업부 6000억원 적자는 피해가지 못했다. 2분기 7000억원 적자와 합산하면 2개 분기에만 1조3000억원 규모의 적자다.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삼성을 비롯한 제조사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삼성은 "4분기에도 높은 메모리 가격이 지속돼 업계 전반에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면서 "판매량은 감소하지만 금액 기준으로 성장하는 올해 시장 추세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가격대별 전망ⓒ카운터포인트리서치

메모리 공급난과 가격 상승은 애플에도 도전적인 과제다. 애플의 2026회계연도 3분기 매출총이익률은 50.1%였지만,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하면 약 48.1%로 전분기(49.3%)보다 약 1.2%p 낮아졌다.


7월 31일 실적설명회에서 팀 쿡 당시 애플 CEO는 "3월 분기보다 6월 분기에 메모리 비용을 상당히 더 지불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that is what happened)"고 언급했다. 케반 파레크 CFO는 매출총이익률 하락을 설명하며 "환율도 영향을 미쳤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큰 요인은 메모리 비용이었다(memory cost impact)"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공개된 타임 인터뷰에서 메모리 공급난을 공개적으로 우려하며 중국산 제품의 사용 검토를 시사했다. 그는 "메모리 부문의 제약은 절대적인 위기"라며 "따라서 모든 선택지를 탁자 위에 올려둬야 한다는 게 우리의 근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원가 상승과 수요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다변화해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한편, 원가 절감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200달러(약 28만원) 미만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 40%, 대수로는 2억3000만대 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원가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가 제품군에서 수익성 악화 압력이 먼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기간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은 연평균 약 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흡수할 여력이 있는 고가 제품군은 오히려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중심으로 제품 믹스 개선 ▲폴더블 사용자 경험 고도화 ▲에이전틱 AI 경험 강화 계획을 밝혔다. 상위 제품군의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양적·질적 성장을 위해 수익 구조를 최상위 모델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면서 "플래그십에서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기존 고객의 재구매와 경쟁사 고객 유입을 늘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가격대별 제품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제품 믹스 개선과 함께 가격 인상 기조를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지난 4월 기존 갤럭시 Z 폴드7·플립7과 S25 엣지의 일부 고용량 모델 출고가를 약 9만~19만원 인상한 데 이어, 8월 출시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플립8도 전작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지난달에는 판매 중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를 용량에 따라 14만9600~27만6100원 인상했다.


애플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 6월 미국에서 맥북 가격을 100~300 달러, 아이패드 가격을 100~200 달러 올린 데 이어, 9월 공개한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의 미국 시작 가격도 전작보다 각각 100 달러 높였다. 지난달 출시한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의 국내 가격은 329만~509만원으로 책정됐다.


팀 쿡 CEO는 당시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우리는 마지못해 가격을 인상했다"면서 "메모리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면서, ‘100년 만의 홍수(a 100-year flood)’와 같은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3일 실적설명회에서는 가격 인상 이후 수요 흐름과 메모리 공급 확보 방안이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신임 CEO인 존 터너스의 취임 후 첫 실적설명회인 만큼 메모리 원가 상승에 대응한 제품 가격 및 제조·판매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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