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또 세종이냐”…방미통위 노조, 이전 일정 재검토 촉구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11.02 09:51  수정 2026.11.02 09:51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이전 시기 재검토·이주 지원책 마련 촉구”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지부

국가공무원노동조합과 국공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지부가 정부의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에 반발하며 노동조합과의 공식 협의 및 이전 일정 재검토를 촉구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과 국공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지부는 2일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0월 13일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개와 공무원 9929명의 세종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정원 301명)를 포함한 6개 기관 약 1100명은 내년 상반기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


노조는 이전 대상 직원들이 발표 당일 언론을 통해 이전 사실을 처음 접했으며,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의 주거와 가족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협의와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정부가 헌법과 공무원노조법이 보장하는 협의 절차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33조 제2항은 공무원인 근로자의 노동3권을 법률이 정하는 범위에서 보장하고 있으며, 공무원노조법 제8조는 보수·복지 등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기관 이전 자체가 단체교섭 대상인지와 별개로 이전 시기와 근무지 변경, 주거·이주 지원, 가족 분리 대책 등은 근무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이전 일정을 먼저 발표하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것은 절차와 존중의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가 내세운 국정 가치와도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정부가 국가 비전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제시하고 유능·민생·상생·실용·소통을 핵심 가치로 내걸었지만, 직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주거와 자녀 교육 등 삶의 기반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조직개편과 이전 계획이 맞물린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조직개편 과정에서 세종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국 직원 33명이 방미통위로 전입했다. 이들은 세종에서 서울로 거주지를 옮긴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세종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체 방미통위 직원 301명 가운데 최근 2년 이내 전입하거나 신규 임용된 직원은 126명으로, 전체의 42%에 이른다.


노조는 이들이 수도권 근무를 전제로 주거와 가족의 생활 기반을 마련한 만큼 단기간에 이전을 추진하면 이사와 전세 계약, 자녀 전학, 배우자의 직장 문제 등 상당한 부담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잦은 인사·조직 개편이 직원들의 정책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전 일정의 현실성도 문제 삼았다. 내년 상반기 이전을 추진할 경우 직원들이 실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반년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노조는 주거 마련과 자녀 교육, 맞벌이 배우자의 거취 등을 짧은 기간 안에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이주 지원책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직원과 가족의 부담이 커지고 숙련 인력 이탈과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정부에 ▲일방적인 이전 일정 통보에 대한 사과와 노동조합과의 공식 협의체 구성 ▲내년 상반기 이전 일정 재검토 및 현실적인 유예 기간 보장 ▲최근 전입·신규 임용 직원과 세종에서 전입한 직원에 대한 잔류·전보 희망 반영 등 별도 대책 마련 ▲주거·이주비·자녀 교육·맞벌이 배우자 지원 등 실질적인 이주 지원책 제시 ▲이전 과정 전반에 걸친 공무원노조법상 교섭 절차 이행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국민주권정부의 국민에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117만 공무원과 그 가족도 포함된다”며 “당사자를 배제한 균형발전은 또 다른 불균형을 낳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소통과 상생의 약속을 지킬 때까지 모든 수단을 다해 직원들의 권리를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