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출범 1년 만에 첫 비전 '미디어 기본사회' 제시…통합 미디어법 제정·AI 규제 혁신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9.30 16:09  수정 2026.09.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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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고령층 미디어 접근성 확대…생애주기별 AI·미디어 교육 강화

AI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높이고 개인정보 보호·이용자 권익 강화

통합 미디어법 제정 추진…방송 규제 혁신·산업 재원 구조 개선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30일 과천 청사에서 방미통위 제1기 비전 및 주요 시책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지난해 10월 출범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1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첫 비전을 내놨다. 디지털·인공지능 시대 국민의 미디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미디어 기본사회’를 앞세웠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30일 ‘2026년 제39차 전체회의’를 열고 보편적 접근·능동적 참여·자율적 선택·지속가능한 생태계 등 4대 목표와 12개 정책과제를 담은 ‘제1기 비전 및 주요 시책(안)’을 의결했다.


제1기 비전은 ‘국민과 함께하는 미디어 기본사회’로 정했다. 기존 방송·통신 분야별 정책 구분을 넘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국민이 미디어를 어떻게 누리고 참여하며 선택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정책 체계를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의결된 4대 목표는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접근 강화 ▲국민 주도의 능동적 참여 확대 ▲안전·신뢰 기반의 자율적 선택 보장 ▲혁신·상생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이다.


장애인·고령층 등 미디어 접근성 강화

방미통위는 장애·연령·지역 등에 따른 미디어 이용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보편적 접근 범위를 확대하고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기존 시각·청각 장애인 중심의 지원을 포괄적 접근 정책으로 확대하고, 고령층·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인공지능 접근·활용 기회를 넓힌다.


지역·공동체 미디어를 활성화하고 방송사·지역별로 분산된 지상파 라디오 서비스를 연계하는 통합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미디어 인프라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는 찾아가는 미디어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와 함께 재난정보 제공 체계를 개선하고 국민관심행사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는 등 공익·필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한다.


생애주기별 AI‧미디어 교육 확대

국민이 미디어를 단순히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활용·창작하며 정책 형성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아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와 계층별 특성을 고려한 인공지능·미디어 역량 교육을 확대하고 관련 콘텐츠 제작과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지역에서도 미디어를 배우고 제작·활용할 수 있도록 ‘5극 3특’을 기반으로 시청자미디어센터를 확충하고 거점화한다.


시청자위원회 운영을 내실화하고 통신서비스 점검 및 신고 등에 이용자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는 등 국민 의견이 방송·미디어·통신 서비스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기반도 넓힌다.


AI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이용자 보호

인공지능과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환경에서 국민의 자율적 선택을 보장하기 위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한다.


방송프로그램의 연계 편성과 추천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고 방송미디어 분야 인공지능 윤리 원칙을 마련한다. 인공지능 생성물의 유통·관리 체계도 정비해 이용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강화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유출 시 변경하기 어려운 기존 연계정보(CI)를 갱신 가능한 체계로 개선하고 위치정보 유출·오남용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통신·온라인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이용자 선택권을 저해하는 위법 행위에 대응하고 피해 발생 시 신속한 권익 구제가 이뤄지도록 이용자 보호 체계도 내실화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통합 미디어법 제정·방송산업 제도 개선

방송과 온라인·플랫폼 간 경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해 법·제도 혁신과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확충을 추진한다.


방미통위는 ‘통합 미디어법’ 제정을 추진하고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유료방송, 편성·홈쇼핑 등 기존 방송 제도를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인공지능·데이터 활용을 확대해 콘텐츠 제작과 유통 혁신을 촉진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방송미디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


지역·중소·영세 방송의 디지털·인공지능 전환과 콘텐츠 제작·유통 기반도 강화한다. 광고·협찬 및 광고판매 제도를 개선하고 방송통신발전기금과 방송콘텐츠 거래·수익배분 구조를 합리화해 안정적인 재원 및 수익 기반을 확충할 방침이다.


방미통위는 제1기 비전의 체계적인 이행을 위해 전문위원회와 특별위원회를 적극 활용하고 관계부처 및 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부 정책과제를 구체화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경쟁력 강화·규제 혁신·국민 체감 정책 추진해야"

이날 회의에서는 산업 경쟁력 강화와 규제 혁신, 정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위원들의 당부도 이어졌다.


최수영 위원은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함께 살펴봐야 할 현실이 있다. 미디어 기본사회를 뒷받침할 우리나라 방송미디어 생태계가 AI 시대에 맞게 함께 성장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현장에서는 성장보다는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며 국민에게 다양한 정보와 문화를 전달하는 방송미디어 사업자들의 기반이 약해진다면, 우리가 이렇게 포괄적이고 의미 있는 비전을 설정하더라도 실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방송미디어 생태계를 구성하는 현장의 사업자들이 이 비전에 공감하고 함께하려면, 방미통위가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신호와 확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이번 비전에는 규제 혁신과 산업 진흥을 위한 여러 과제가 담겨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얼마나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추진하느냐다. 그렇지 않으면 선언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하며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하게 정비해야 하며 AI 전환과 콘텐츠 제작 투자, 새로운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는 정책은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 위원은 "결국 방송미디어 생태계가 활기를 되찾아야 국민의 참여 기회가 넓어진다. 지역과 계층에 관계없이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적 책임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사업자들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도 우리 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이라면서 "미디어 기본사회라는 비전과 방송미디어 산업의 위기 극복은 별개가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비전에 동의한다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현장에 전달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류신환 위원은 방송·통신의 분야별 구분을 넘어 미디어 통합 환경에 맞춰 정책 목표와 비전을 설정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류 위원은 "개인적으로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이에 기반한 자율적 선택 보장이라는 부분에 큰 관심이 있다. AI의 급격한 발달은 우리가 안전과 신뢰라는 가치를 적용하기도 전에 미디어 환경을 급격하게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정책 목표와 수단을 명확히 하고, 이번 비전을 현실에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신속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윤성옥 위원도 "미디어가 없는 일상생활은 생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AI 시대에 디지털 격차 심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제1기 비전에 미디어 접근권 보장을 주요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정책별로 산적한 과제와 현안이 많은 만큼 앞으로 산업계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 부위원장은 "12개 정책 과제를 제시했는데, 이 중 방송미디어 재원 구조 개선과 관련해 광고·협찬 규제 완화 과제가 있다. 광고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방송광고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는 등의 내용인데, 이 과제의 완료 시점을 2026년 12월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제1기 비전 전체를 추진하는 관점에서 보면 개별 정책 과제의 완료 시점을 이렇게 설정하는 것은 다소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대 목표는 유지하되, 개별 정책 과제는 매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히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마련된 정책 과제를 명시적으로 표시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고 부위원장은 "이번에 제1기 비전 및 주요 시책안을 작성하면서 누리집과 전자메일을 통한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고, 총 156건이 접수됐다"며 "비전의 각 항목에 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마련된 정책 방안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정책 과제를 발굴할 때 국민이 의견을 제출하면 실제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정책으로 반영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국민 참여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가 본격 운영을 시작한 지 6개월이 되는 시점이자, 출범 1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중장기 청사진을 확정하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 이는 국민의 미디어 주권 강화를 위한 우리 위원회의 의지이자 국민께 드리는 약속"이라며 "이 약속들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종합계획과 기본계획, 세부 시책 등을 통해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약속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실제 삶 속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마련된 시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로드맵에 따른 분야별 종합계획과 기본계획 마련에도 각별히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직접 브리핑을 진행했으나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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