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서 태어나 총리까지…시의원→현의원→국회의원→총리
"日, 평화 계속 추구해야"…지난해 생전 마지막 공식 메시지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최초의 사과 담화를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별세했다. 101세.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무라야마 전 총리는 16일 규슈 오이타현 오이타시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95년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한 반성과 사죄를 정부 차원에서 처음 명시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총리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24년 오이타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어선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지만 그가 14살 때 사망하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신문 배달 등을 하면서 오이타고등소학교(중학교)를 졸업한 후 도쿄 기계공장에서 일했다. 야간 도쿄시립상업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1943년 메이지대학 정치경제학과에 입학했다.
1955년 일본사회당의 공천을 받아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처음 당선됐다. 이후 1963년에 현 의회 선거에 도전해 내리 3선을 지낸 다음 1972년 12월 총선에서 첫 국회의원(중의원)이 됐다. 7선에 성공한 그는 1994년 자민당·사회당·사회민주당과의 연립 정권 수립을 주도하며 81대 일본 총리에 취임했다. 이는 일본사회당 출신으로 역대 두 번째이자 27년 만이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취임 후 미·일 안전보장 체제를 두둔하면서 사회당의 기본 기조와 다른 행보를 보였으며 전후 50년을 맞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주변국에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죄를 표명했다. 1년 6개월 동안 임기를 이어온 그는 1996년 1월 총리직을 사임한 뒤 사회당 위원장을 맡다가 2000년 정계를 은퇴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해 100세 생일을 앞두고 발표한 메시지에서 “일본이 계속 평화를 추구하길 바란다. 매일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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