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불만에 '친구탭' 친구목록 복구키로
피드형 콘텐츠 모아 보는 '소식' 메뉴 신설해
선택지 주면서 개편 범위·방식 조정 여지 생겨
정체성 지키며 AI 에이전트형 플랫폼 진화가 관건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3일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진행된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개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카카오
카카오가 당초 피드형 프로필을 중심으로 진행하려던 카카오톡 업데이트 방향성을 '이용자 선택지 확장'으로 선회했다. 최근 진행된 카카오톡 업데이트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극심하자, 업데이트 사항을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피드형과 목록형 중 개인 취향에 맞게 친구탭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카카오는 피드형 콘텐츠를 남겨둠으로써 사용자의 이용률이나 반응 등을 지속 확인, 피드백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개편 범위나 방식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카카오톡 최신 버전에 대한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친구탭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선안의 핵심은 친구탭을 기존과 동일한 친구목록으로 원상 복귀시키는 것이다. 업데이트로 등장한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로 모아 '소식' 메뉴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친구탭 개선 방안은 내부 개발 일정을 고려해 오는 4분기 중 진행할 예정이다.
전날 개선안 발표를 기점으로 여러 SNS에서 쏟아지던 카카오톡 업데이트 비판 반응은 다소 잠잠해진 상황이다. 이용자들은 '빠르게 조치해줘서 다행이다', '이용자들 목소리 내니 빠르게 바뀌긴 하네', '오픈채팅탭 숏폼도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는 등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정확한 복구 시기를 궁금해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4분기 내면 12월까지 끌다가 바꾸겠다는 것이냐', '4분기면 언제쯤이냐' 등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여전히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둔 높은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구글 트렌드에서 최근 24시간 동안 '카카오톡 롤백' 검색은 500% 상승하며 전체 트렌드 중 2위를 차지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업데이트 일주일 만에 개선안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전까지 카카오가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롤백(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것) 수준으로 개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데이트 역풍으로 주가 6만원 선이 붕괴하고, 이용자들의 앱 별점 테러 및 이탈이 가시화하자 빠르게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로 카카오는 이용자가 스스로 사용패턴에 맞게 카카오톡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주게 됐다.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용자 사용 패턴을 '관찰'하면서 '학습'할 시간을 번 것이다. 목적형 메신저를 넘어 소셜 플랫폼으로의 개편 시도를 완전히 포기했다기보단 적용 방식을 조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피드형 콘텐츠를 소식 메뉴 형태로 남겨놓으며 관련한 사용자 데이터를 지속 관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 활성화율, 이용률 등 반응을 보고 피드백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개편 범위나 방식을 조정하는 것이다. 추후 연령이나 사용 습관별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선택권을 주는 맞춤형 구조화로 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관건은 카카오가 메신저로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 플랫폼 확장을 도모할 수 있는지 여부다.
전날 개선안 발표 후 업데이트 관련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카카오 주가는 시간 외 강세(1.7% 상승)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카카오는 전날 대비 0.17% 오른 주당 6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업데이트 소식이 발표된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 당일부터 나흘간 10.69% 밀린 적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달 진행될 AI(인공지능) 관련 업데이트에 주목하고 있다. AI 업데이트는 카카오톡 대개편의 다른 한 축이다. 핵심은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오픈AI의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 지원을 시작하는 것이다. 자체 AI 기술 겸 서비스인 '카나나'를 활용한 AI 검색과 행동 제안, 일정 추천 등의 기능도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NS 및 숏폼 피드 활성화는 카카오톡의 장기 방향성인 AI 에이전트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콘텐츠 트래픽을 유의미하게 확보한다면 맞춤형 AI 에이전트 서비스 및 개인화 광고·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며 "카카오는 카나나와 챗GPT를 활용해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계획으로, 외부 및 자체 AI를 통해 선제적으로 AI 에이전트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선두인 오픈AI와 강결합을 맺고 있으며 챗GPT의 카카오톡 진입과 이를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의 확산 및 숏폼 피드와의 접목은 지배적인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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