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 자폐 위험↑…FDA가 통보할 것”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23 07:34  수정 2025.09.23 07:37

“참을 수 없는 정도의 극심한 고열일 때는 아주 소량 복용해야”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로버트 F 케네디(왼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임신 중 진통제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증과 연관이 있다며 임산부들에게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타이레놀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해열진통제 성분인 만큼 의료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버트 케네디 F 주니어 보건부 장관이 배석한 백악관 행사에서 “2000년대 들어 자폐(autism)를 앓는 아동이 400% 이상 급증했다”며 “기본적으로 ‘타이레놀’이라고 알려져 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임신부가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열인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산부들은 타이레놀 사용을 극도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극심한 고열일 때만 복용해야 하며, 그마저도 극히 드물게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 정부가 2000년대 들어 급증한 자폐증과 타이레놀 복용 간 상관관계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레놀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해열진통제 성분인 까닭에 의료계에 큰 파문이 예상된다. 이번 발표는 ‘백신 불신론자’인 케네디 장관 주도로 이뤄졌다.


타이레놀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에서 분사된 소비자 건강제품 전문기업 켄뷰의 일반의약품(OTC)이다. 켄뷰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의 주성분이다. 임신부들이 그동안 이부프로펜 대신 복용할 수 있는 안전한 약물로 권고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 장관은 기존 보건 당국의 입장을 뒤집으며 복용 제한을 촉구한 것이다.


미 백악관은 이날 8세까지 자폐를 앓는 아동 비율이 “2000년에는 150명 중 1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31명 중 1명까지 급증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12명 중 1명이 자폐를 앓는다고 한다”며 “이는 자폐 급증에 어떤 인위적인 요인이 있다는 증거”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건 자폐 발병 위험을 매우 높일 수 있어 좋지 않다”며 “고열을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겠지만 아주 적게만 복용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임신 기간 내내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위험성에 관한 의사 안내문을 공지하고, 안전성 라벨 변경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전국적인 공익 캠페인을 통해 대중 인식을 제고하겠다고 부연했다.


지난 5일 미국 뉴욕시의 한 약국 매대에 타이레놀이 진열돼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또 항암치료 부작용 완화제인 루코보린(leucovorin·엽산 유도체)을 자폐 치료 가능성 약물로 홍보하기 위해 처방 라벨 변경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루코보린은 일부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자폐아동의 언어·사회성 개선 효과가 보고됐으나, 전문가들은 아직 실험적 단계라며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백신 탓에 자폐증이 생긴다며 근거 없는 ‘백신 음모론’을 펴온 케네디 장관이 취임 몇 달 만에 내놓는 관련 발표인데, 충분한 과학적 검토를 거친 결과인지 논란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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