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친환경 혁신의 경영장"…IFA 2025, 닷새간 여정 마무리[폐막]

데일리안 베를린(독일) =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09.09 12:00  수정 2025.09.09 12:00

글로벌 가전 업계 일제히 'AI·친환경' 강조

삼성·LG, 가장 잘하는 AI로 시장 선점한다

5일부터 9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5 전시장ⓒ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5'가 9일(현지시간)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올해 IFA는 인공지능(AI)과 친환경 기술이 글로벌 가전·IT 산업의 핵심 축임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삼성·LG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전략 경쟁을 벌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하이센스, TCL, 파나소닉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AI를 앞세운 제품 혁신을 과시하며 차세대 생활가전 경쟁을 본격화했다.


올해 IFA에서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단연 'AI'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AI 홈' 비전을 내세우며 스마트홈 전략을 선보였다.


삼성 "상상하던 미래를 현실로"
LG "싱큐 온 중심, 초개인화 집중"
삼성전자 IFA 2025 전시관 전경ⓒ데일리안 정인혁

삼성전자는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를 주제로 참가했다. 삼성이 구축한 AI 홈은 사용자와 가족을 이해하고 알아서 맞춰주는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과 안전까지 돌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전시장에 실제 주거 공간을 구현한 'AI 홈 리빙존'을 마련해 ▲편리함(Ease) ▲돌봄(Care) ▲효율(Efficiency) ▲안전(Safety)의 네 가지 핵심 경험을 제시했다.


LG전자는 연내 출시 예정인 AI 허브 'LG 씽큐 온(ThinQ ON)'을 중심으로 생활 전반을 연결하는 초개인화 스마트홈을 강조했다. 'LG 씽큐 온'은 가전과 IoT 기기, 외부 서비스를 연동하는 LG전자 가전의 '허브' 역할을 한다.


"유럽 시장 경쟁력은 최대 에너지 효율에"


특히 한국 업체들이 유럽을 겨냥해 집중적으로 내건 키워드는 AI를 통해 만든 '최대 에너지 효율'이었다. 유럽은 환경 규제가 미국, 아시아 등보다 까다롭고 에너지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많아 에너지 효율이 기능, 디자인 못지않게 구매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IFA 2025에서 유럽 시장의 에너지 라벨 A 등급 요건보다 65%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비스포크 AI 세탁기'와 '비스포크 AI 콤보'를 선보였다. 이번 IFA에 참가한 업체들 가운데서는 단연 최고 수준이다.


LG전자가 공개한 히트펌프 세탁건조기는 최첨단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와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R290 냉매를 탑재해 세탁부터 건조까지 전 과정에서 에너지 라벨 A의 최고 효율을 달성했다.


글로벌 로봇청소기 대전...韓 vs 中 경쟁 심화
드리미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5에서 시연한 차세대 로봇청소기 '사이버X'ⓒ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IFA 2025는 차세대 로봇청소기의 격적지기도 했다. 삼성과 LG는 AI 기반 주행 기술을 탑재한 프리미엄 신제품을 공개하며, 중국 에코백스·로보락과 맞붙었다.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AI 맵핑 기술 ▲친환경 소재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계단을 스스로 오르내리는 드리미의 신제품과 세탁건조기 하단에 로봇청소기를 숨기는 로보락의 일체형 제품 등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섭씨 100도의 뜨거운 스팀에 100W의 강력한 흡입력을 갖췄다. 구석이나 벽면을 감지하면 브러시와 물걸레를 뻗어 닦아내는 '팝 아웃 콤보' 기능으로 사각지대 없이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


LG전자 역시 로봇청소기 신제품으로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선보였다. 신제품은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는 물론 사용한 물걸레의 세척과 건조까지 알아서 한다.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해 청소 성능과 위생 관리의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프리미엄 시장 확대 전망...삼성·LG '자신'
하이센스 RGB미니 LED TVⓒ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중국 TV 기업들의 도전은 무게감이 달라졌다. 특히 TV 시장은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TCL·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 기업들은 전시관 전면에 RGB 백라이트 기반 TV 신제품을 내세웠다. 초프리미엄 라인업에 속하는 RGB TV를 출시하며 공고했던 국내 업체들의 프리미엄 시장 우위 체제를 위협했다.


RGB 백라이트 기반 TV는 기존 화이트 LED 기반 미니 LED(Mini LED)를 넘어 RGB LED를 직접 백라이트에 적용해 색 재현율을 극대화한 차세대 TV다. 기존 LCD TV가 단일 광원으로 작동한 것과 달리, RGB LED를 독립 광원으로 사용해 색상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韓 "가장 잘하는 AI로 시장 주도권 쥔다"
삼성전자DX부문장 노태문 사장이현지시간 4일 독일 베를린IFA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모습.ⓒ삼성전자

올해 행사는 AI와 넷제로가 글로벌 가전 업계의 최대 화두임을 확인시켰으며, 삼성·LG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전략 경쟁을 벌인 무대였다.


산업 패러다임 재편이 예고된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AI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4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모든 업무에 AI를 적용해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로 거듭나겠다"며 "혁신 DNA를 바탕으로 AI 홈 역시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현실화해 글로벌 선구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5일 LG전자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장(VS사업)와 냉난방공조(ES사업본부)를 기업 간 거래(B2B)의 쌍두마차로 LG전자의 질적 성장을 끌고 나갈 것"이라며 B2B, 비(非)하드웨어(Non-HW), 구독, D2C(소비자 직접 판매) 4대 신성장사업에 더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조주완CEO가 5일(현지시간)IFA2025LG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LG전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