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측 미국 작가 조합 제명에 "파업 기간 집필 안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8.13 10:49  수정 2025.08.13 10:49

박찬욱 감독이 미국작가조합(WGA)에서 파업 불참을 이유로 제명된 것과 관련, “규정을 어긴 적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12일 제작사 모호필름에 따르면 박 감독과 ‘동조자’ 공동 총괄 프로듀서이자 공동 작가인 돈 맥켈러는 2023년 5월 2일 WGA 파업이 시작되기 훨씬 전 모든 대본을 마무리하고 촬영에 돌입했다. 파업 당시 작품은 이미 후반 작업 단계였으며, 편집은 집필에 해당하지 않아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반 작업 과정에서 HBO가 일부 설정 변경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이를 촬영본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아이디어 회의를 가졌다. 모호필름은 “파업 중에는 새로운 대본 작성이 금지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집필이나 수정은 하지 않았고, 새 장면 대본은 파업 종료 후에 작성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2024년 12월 WGA는 두 사람의 파업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모호필름은 “동료 작가들로 구성된 심리위원회는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비공개 경고에 그칠 것을 권고했지만, 올해 4월 WGA 이사회가 이 결정을 뒤집고 제명을 의결했다”고 주장했다.


항소를 포기한 이유에 대해 박 감독 측은 “조합원이 아니어도 집필 활동은 가능하고, 당시 한국에서 신작 ‘어쩔 수가 없다’ 후반 작업에 매진해야 해 긴 시간 소요되는 항소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동료 창작자들에 대한 존경과 연대 정신을 계속 지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WGA는 지난해 스트리밍 작가 처우 개선과 인공지능(AI) 대본 작성 제한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박 감독과 맥켈러가 파업 기간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고 판단했다. WGA 제명 시 조합이 관할하는 영화·TV 프로젝트에는 참여할 수 없다.


‘동조자’는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HBO 시리즈로, 자유 베트남 패망 후 미국으로 망명한 혼혈 청년의 복잡한 정체성과 갈등을 그린다. 호아 쉬안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산드라 오 등이 출연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은 신작 '어쩔수가없다'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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