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중기대출 또 감소…규제 강화에 '엎친 데 덮친 격'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7.16 14:30  수정 2025.07.16 15:58

올해 1분기 중기대출 45조895억원…지난해 대비 8조3690억원↓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 14조9457억원…10분기 연속 감소세

대출 규제 강화에 '문턱' 더 높아져…불법사금융 내몰릴 가능성도

"건전성 관리하며 중기대출 줄어…규제 강화되며 자금 공급 위축"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1년 새 8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AI이미지 삽화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1년 새 8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적인 영업과 건전성 관리 강화로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전 금융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중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릴 위험도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5조89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대비 8조3690억원(15.65%) 감소했으며, 전분기 대비로도 1조2197억원(2.63%) 줄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4조6353억원)이 전년 동기(5조4485억원) 대비 14.93%(8132억원)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SBI저축은행(-7334억5800만원) ▲페퍼저축은행(-6812억8600만원) ▲애큐온저축은행(-6651억5100만원) 등 순으로 중소기업 대출 감소폭이 컸다.


반면, ▲한국투자저축은행(+1089억500만원) ▲DB저축은행(+1022억9000만원) ▲조은저축은행(+415억800만원) 등 일부 저축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2022년 3분기(24조4843억원) 이후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14조9457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출 감소는 고금리 기조,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1년 새 8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이렇듯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27일부터 전 금융권에 적용된 대출 규제 강화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금융권 전반의 대출 총량 관리와 위험 관리 강화로 정상 금융권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대출 감소세가 장기화할수록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은 심화하고,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심사 기준을 더욱 보수적으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건전성 관리 차원의 다운사이징으로 기업 대출이 불가피하게 줄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대출은 오너 신용도 외에도 산업 평가 등 고려 요소가 많아 가계대출보다 심사 기준이 훨씬 까다롭다"며 "여기에 6월27일 이후 규제 환경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자금 공급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출 규제로 전체적인 자금 공급 볼륨이 줄고 있고, 수익기반이 축소되면 수신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신용점수 하향 조정 등으로 대출 문턱을 낮추는 방안도 있지만, 연체율 상승 가능성을 고려하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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