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의료진이 가자지구에서 부상단한 팔레스타인인들을 치료하고 있다. (자료사진)ⓒAP/뉴시스
프랑스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보호를 받지 못한 가자지구 주민에게 처음으로 난민 지위를 부여했다.
프랑스 난민법원(CNDA)이 11일(현지시간)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프랑스로 넘어온 한 팔레스타인 여성을 난민으로 인정했다고 연합뉴스가 일간 르피가로를 인용해 보도했다.
난민법원은 현재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전쟁의 방법이 "박해로 간주할 만큼 충분히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이 여성은 프랑스에 도착한 뒤 난민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난민·무국적자 보호청(Ofpra)은 지난해 11월 이 여성이 개인적으로 박해를 받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가자 지구에 "예외적으로 강도 높은 분쟁"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해 난민 지위보다 보호 수준이 낮은 '보조적 보호' 지위를 부여했다. 프랑스에서 난민으로 인정되면 10년짜리 체류 허가증을 받지만 '보조적 보호' 지위로는 4년짜리를 받는다.
이 여성은 당국의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난민법원은 현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고 있고,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다수의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필수 인프라가 파괴되고 인도적 지원까지 차단돼 가자지구 전체가 식량 불안 위기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가자 주민들이 난민 지위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난민법원은 이 여성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면서 제네바협약이 규정한 5가지 사유(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소속, 정치적 견해) 중 '국적에 따른 박해'를 근거로 삼았다.
비록 프랑스가 팔레스타인을 아직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팔레스타인인들은 엄밀히 따져 '무국적자'이지만, 재판관들은 이들이 문화적·민족적·언어적 정체성이나 공통의 지리적·정치적 기원을 갖는 등 '국적'과 유사한 특성을 갖추고 있다고 인정했다.
여성의 대리인단 중 한 명은 르피가로에 "팔레스타인인의 80%는 UNRWA의 보호를 받는 난민이라 이 여성 같은 경우는 전체의 20%"라며 "프랑스 사법기관이 가자 주민의 '박해'를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인 만큼 매우 중요한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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