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게임 야망' 이뤄질까…하반기 '드림에이지'에 쏠린 눈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07.02 11:40  수정 2025.07.03 10:17

하이브 산하 게임 사업부로 시작한

하이브IM, 사명 '드림에이지'로 변경

실적 개선 변곡점서 종합 게임사로서

의지 다져…'아키텍트'에 하반기 명운

하이브IM이 지난 1일 사명을 '드림에이지'로 변경했다. 사진은 드림에이지 로고.ⓒ드림에이지

하이브의 게임 사업부로 출발한 개발사 하이브IM이 사명을 드림에이지로 변경하고, '인터랙티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독립된 개발 조직을 갖춘 종합 게임사로서, 지금까지 없던 게임 경험을 제공해 게임의 지평을 단순 오락이 아닌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하이브IM은 사명을 드림에이지로 바꿨다. 사명을 변경하는 등기는 지난달 30일 마쳤다.


드림에이지는 꿈(Dream), 인터랙티브 미디어(Interactive Media), 시대(Age)라는 3가지 키워드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게임 속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여러 감정과 이야기를 경험하고, 각자가 꿈꿔온 세계와 마주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다.


드림에이지 내부에서는 사명 변경을 제법 오랜 시간 숙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초 사내 공모를 열고 사명 후보군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명 변경은 드림에이지가 종합 게임사로서 정체성을 공고히하는 한편, 하반기 중요한 신작 출시들을 앞두고 내부 결속력과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크다.


정우용 드림에이지 대표는 "다채로운 꿈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인터랙티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드림에이지의 방향"이라며 "이번 사명 변경은 그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하는 다짐이자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드림에이지는 하이브가 보유한 음악이나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를 가지고 캐주얼 게임을 서비스하던 사업 부서에서 출발한 회사다. 2021년 리듬게임 개발사인 수퍼브를 흡수합병한 후 2022년 4월 법인을 설립했다. '인더섬 위드 BTS', '리듬하이브' 등 캐주얼 게임을 운영하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액션 게임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로 본격적인 게임사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하이브는 회사의 신성장 전략인 '하이브 2.0'의 테크 부문을 책임지는 곳으로 드림에이지를 점찍기도 했다. 하이브가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게임과 결합해 지금까지 없던 콘텐츠 경험을 창출하고 기술 고도화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2021년 국내 게임쇼 지스타에 등장해 "게임 산업은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모든 요소들이 함축돼 있는, 대단히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언급하며 힘을 실어준 적 있다.


드림에이지를 향한 하이브의 기대감은 재무 현황에서도 읽힌다. 드림에이지는 설립 후 꾸준히 적자를 기록해 왔다. 아티스트 IP를 기반으로 하는 캐주얼 게임의 특성상 고과금의 수익모델(BM)을 확보하기 어렵고, 별이되어라2:베다의 기사들이 낸 성적표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실제 드림에이지의 순손실 규모는 ▲2022년 80억원 ▲2023년 210억원 ▲2024년 277억원으로 확대됐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체 IP 개발 및 퍼블리싱작 에 투자를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하이브는 유상증자를 통해 드림에이지에 자금 수혈을 이어가고 있다. 드림에이지가 종합 게임사로 자리 잡기 전까지 하이브 자본력이 뒷배가 돼 주는 셈이다. 하이브는 2022년 4월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0억원, 2023년 드림에이지가 발행한 제1회차 사모 전환사채(CB) 500억원, 2024년 8월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75억원 등 매년 유동성을 투입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하이브는 드림에이지의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


아쿠아트리가 개발하고 드림에이지가 퍼블리싱하는 MMORPG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 대표 이미지.ⓒ드림에이지

드림에이지가 개발하고 있는 작품 중 가장 기대작으로는 단연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 거론된다. 개발사 아쿠아트리가 제작하고 드림에이지가 퍼블리싱하는 이 작품은 언리얼 엔진5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과 심리스 오픈월드가 특징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지난해 개최된 지스타에서 처음 이용자 대상 시연을 진행했는데, 비행·수영·암벽등반 등 자유도 높은 탐험 시스템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호평받았다. 하이브IM은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의 퍼블리싱권 확보를 위해 아쿠아트리에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만큼, 게임의 흥행에 전사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게임은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화 기반 세계관과 감성 연출이 특징인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오즈리: 라이트'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출신들이 개발하는 팀 PvP(이용자 간 전투) 게임 '프로젝트 토치'가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부에서 신규 IP 프로젝트도 개발 중이다.


드림에이지는 보유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IMM인베스트먼트, 메이커스펀드 등으로부터 유치한 투자 자금 1375억원을 실탄으로 가지고 있다.


드림에이지 측은 "자체 IP 확대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콘텐츠 개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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