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장에 인천도 꿈틀?…청라·송도 아닌데 신고가 속출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6.30 06:00  수정 2025.06.30 06:00

부평 아파트값 0.06% 뛰며, 인천서 최고 상승률

‘입지 좋은’ 산곡역 인근 신축 중심 최고가 거래

'부평신일해피트리더루츠' 단지 모습. ⓒ 네이버 거리뷰 캡쳐

집값 약세가 두드러지는 인천에서 유독 아파트 값이 오르며 주목 받는 곳이 있다. 인구 49만명 규모의 부평구가 그 주인공이다. 구도심임에도 불구하고 역세권 입지와 학원가·학교 밀집 등 교육 여건, GTX-B 개발 호재 등에 힘입어 집 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넷째 주(23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인천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지난주와 같은 0.01%에 그쳤다. 하지만 인천 8개 자치구 중 부평구만큼은 달랐다.


부평구는 0.06% 올라 인천 8개 구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이 지역 아파트 값은 이달 들어 보합세를 이어가다 둘째 주 0.01%, 셋째 주 0.03%에 이어 이번 주에도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가 있는 연수구가 3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서구의 상승폭이 0.09%에서 0.03%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산곡역을 중심으로 정비사업이 완료됐거나 진행중인 곳들이 신흥 주거 단지를 형성하며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인천 아파트 신고가 거래 41건 중 약 3분의1인 12건이 부평구에서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부평구 청천동 e편한세상부평그랑힐스 84.5725㎡는 이달 7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직전 거래가(7억1000만원)보다 3000만원 올랐다. 59㎡는 지난달 5억7500만원에 최고가 거래가 있었는데 분양가(3억9940만원)보다 1억7560만원 뛰었다.


부평동 부평역한라비발디트레비앙 59.825㎡는 직전 거래가보다 2000만원 오른 5억9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산곡동에서는 부평신일해피트리더루츠 74.957㎡ 매물이 이달 6억18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구축인 현대 아파트 84.9㎡도 2023년 10월 3억2000만원에서 이달 3억5000만원으로 손바뀜됐다.


최근 분양을 시작한 산곡역 ‘효성 해링턴 스퀘어(2475가구)’는 84㎡는 분양가가 최고 8억4600만원으로 평당 2300만원을 넘겼다. 옵션비를 포함하면 분양가가 9억원에 육박해 눈길을 끌었다. 단지 내 초등학교가 있는 초품아, 서울도시철도 7호선 산곡역이 도보권에 있는 초역세권으로 선호도가 높은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다.


일대 부동산 중개소들도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매도 우위에서 매물이 줄어들며 일대 호가도 함께 오르는 분위기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라나 송도 등 신도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자금 여력에 맞춰 진입하기 좋고 서울 접근성도 뛰어나 선택지가 넓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 7월 대출 규제 시행전에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서두르면서 매입세가 몰린 것도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은 수도권 곳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특정구의 가격 오름세가 인천 전역으로 확산되기엔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경기·인천권으로도 확산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고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도 있다”며 “실제로 주간 통계를 보면 인천 아파트 값이 조금씩 오르며 온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도심에서도 신축 입주 단지나 7호선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만 가격이 오르고 있어 인천 전체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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