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뇌물’이라는 논란에도 아랑곳없이 카타르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공한 보잉 747-8 항공기를 인수했다. 이 항공기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미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국방부장관은 모든 연방 규칙과 규정에 따라 카타르로부터 보잉 747 항공기를 받았다”며 “국방부는 미국 대통령의 항공편에 필요한 보안 조치와 임무 수행 기능을 충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공군은 이번에 인수한 항공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개조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가 된 항공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동 순방 중 방문한 카타르 왕실로부터 받은 것이다. 추정 가치는 4억 달러(약 5504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항공기를 아무런 대가 없이 ‘선물’로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에도 새 전용기 도입을 위해 보잉에 항공기를 주문했지만 아직도 인도되지 않아 노후 기종을 계속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
이번 인수는 외국 정부로부터 초고가 선물을 받은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부 인사들도 외교적 중립성과 국가 안보를 고려할 때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존 튠 의원은 “전용기 선물을 수락하면 심각한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것이고, 엄격한 검토가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물로 받은 항공기를 개조 없이 사용할 경우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 전용기에 필요한 수준으로 개조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 것이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 이 항공기는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되는 세 번째 비행기가 된다. 지난 35년간 사용돼 유지·보수에 문제가 상당했던 두 대의 비행기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세 대의 항공기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각 1억 3500만 달러로 추정되고, 카타르가 선물한 항공기를 개조하는 데에는 10억 달러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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