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한진칼 지분 18.46%로 확대…조원태 회장 측과 격차 1.5%P로 좁혀
과거 경영권 분쟁 경험한 한진, LS와의 협력 강화로 우호세력 결집 나서
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두고 산업은행 지분 처리 방향이 최대 변수로 부상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율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바짝 추격하게 되면서 대한항공 경영권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시장은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영권 분쟁 시 조원태 회장 측 우호세력인 산업은행의 향후 지분 처리 방향에 따라 지배력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진그룹은 유사한 압박을 받고 있는 LS그룹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공동전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17.44%에서 18.46%로 1.02%p 확대됐다.
호반건설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 1년간 장내에서 64만1974주(0.96%)를 수십 차례에 걸쳐 매입했으며 (주)호반도 3만4000주(0.05%)를 사들인 바 있다.
이로써 호반과 조원태 회장 측(19.96%)의 지분 격차는 불과 1.5%p로 좁혀졌다.
호반은 공식적으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했던 전력이 있다. 이번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지분 확대 역시 항공업 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호반은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팬오션으로부터도 지분을 확보하는 등 꾸준히 비중을 늘려왔다. 지난 3월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한도 증액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견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조원태 회장 측은 과거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우호 세력을 이미 광범위하게 확보한 상황이어서, 향후 분쟁이 재발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은 19.96%에 그치지만,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델타항공(14.9%)과 산업은행(10.58%)이 여전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총 우호 지분은 45%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산업은행이 향후 한진칼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산은은 2020년 인수 자금 지원 명목으로 한진칼 지분 10.58%를 확보한 뒤 조원태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합병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시장에서는 산은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산은 지분이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나 제3자에게 넘어갈 경우, 조 회장 측 지분 구도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최근 호반과 유사한 압박을 받고있는 LS그룹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어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양측은 동반 성장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가운데 재계에선 이를 양측이 공통의 견제 세력인 호반그룹을 의식한 전략적 결속으로 해석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목적으로 경영권과 관련한 어떤 계획도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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