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매출 10.7조, 영업이익 1.9조 달성
핵심 사업부 ‘서치플랫폼·커머스’가 실적 견인
“딥시크 등장 긍정적…외부 LLM 협업 가능성도”
이해진 창업자 7년만에 복귀…AI 본격 드라이브
네이버가 창립 25년 만에 처음으로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했다.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최초의 성과다. 올해는 이해진 창업자까지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해 본격적으로 인공지능(AI)를 필두로 한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네이버는 4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8856억원, 영업이익 542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3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오른 10조7377억원을 달성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9% 성장한 1조9793억원으로, 2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4분기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 1조647억원 ▲커머스 7751억원 ▲핀테크 4009억원 ▲콘텐츠 4673억원 ▲클라우드 1776억원이다. 전 사업부가 고른 성장을 이어갔으나, 핵심 캐시카우인 서치플랫폼(검색)과 커머스 부문의 약진이 '10조 클럽' 진입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사업 매출이 발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1.1% 성장했다.
올해 네이버는 서비스 전 영역에 AI를 이식하는 '온 서비스(On-service) AI' 전략을 앞세워 매출 성장을 모색한다. 모든 사업 영역에 AI를 적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높이는 효율화를 꾀한다.
최수연 대표는 "올해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구현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AI 기술 기반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새로운 가치와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지속 개선 및 발전시켜 자사 서비스에 이식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1분기 내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 기능에 적용한 'AI 브리핑'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는 학습 투입 비용 대비 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한다"며 "보이스나 이미지 등 멀티모달 분야에서도 연내 성과를 보여줄 것이며, 네이버 서비스에 최적화한 모델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 플래그십 모델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며 다양한 멀티모달 AI 성과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체 모델 고도화를 주축으로 두면서 외부 LLM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근 중국 AI 모델 딥시크가 '저비용·고성능' 모델 개발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그간 빅테크 대비 자본 투입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네이버도 AI 개발 및 사업 방식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딥시크의 출현 의의를 두고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적은 (투입) 규모로 추격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네이버도 선두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일어나지 않도록 멀티모달, 추론능력 강화, 비용 효율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활용 사례는 없으나 외부 LLM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고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자체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연성을 가지고 다른 LLM 도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커머스 부문에서 큰 변화도 예상된다. 상반기 내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4분기에는 플러스스토어 출시와 함께 멤버십을 비롯한 배송, 이용자 혜택 강화 등이 매출 상승에 영향을 줬다"며 "올해는 배송과 멤버십 서비스를 보완해서 견고한 성장을 이루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스마트스토어의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네이버는 전날 개최한 이사회에서 최 대표의 재선임 건과 이 창업자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건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안건은 다음 달 개최될 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연임이 확정될 경우 3년 더 네이버를 이끌게 된다.
이 창업자는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자 지난 2017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공개적 활동을 최소화했으나 최근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심화하자 다시 경영에 복귀해 네이버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과거 후발주자였던 네이버를 국내 검색 시장의 1위 사업자로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 창업자의 이런 경험과 역량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네이버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으로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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