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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사법적 판단 끝난 일인데…한화오션이 억지주장"


입력 2024.03.05 16:16 수정 2024.03.05 16:1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임원 개입 증거 없어…출장보고서 '열람' 언급은 통상적 절차"

"보안 서버 시스템 구축은 기무사 권고사항…한화오션도 구축"

"HD현대 국내 함정 수주물량 2척 뿐…잠수함 포함하면 한화오션이 더 많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이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 임원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한 데 이어 5일 언론 대상 설명회를 열고 고발 근거 등을 제시한 데 대해 HD현대중공업이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한화오션이 제시한 근거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에 불과하며, 임원 개입 여부 등 한화오션이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오늘 설명회를 통해 한화오션이 발표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해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소모적 법적 다툼보다는 기술력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그동안 축적한 함정 건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K-방산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처벌 받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출장복명서에 ‘KDDX 포함 수상함 자료 열람’이라고 기재한 것을 ‘임원의 개입’ 증거 중 하나로 제시했다.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군사기밀 유출을 인지하고 있었고, 나아가 회사 차원의 지시가 있었음을 증명해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직원 출장시 출장 관리 시스템에 계획 및 결과를 등록하는 행위는 통상적인 프로세스”라며 “특수선사업부 직원들은 군사2급 비밀까지 작성하거나 열람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고, 방사청 및 군 관계자들과의 업무 협의에는 수시로 군사기밀로 된 자료가 활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통상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출장 과정에서 특정한 자료를 ‘열람’했다고 기재했는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유출한 군사기밀을 저장한 비인가 보안 서버를 외주로 도입했으며, 관련 비용 처리는 임원 결재 사항이라는 점도 임원 개입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보안 서버를 도입한 것은 기무사의 권고사항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시 기무사는 보안사고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보안 서버 시스템 구축을 방산업계에 공통으로 권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역시 동일한 보안 서버를 구축했고, 외부 서버 구축은 기무사 인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비인가 서버’라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사 직원들이 유출한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가 이후 자사가 수행한 기본설계에 활용 가치가 전혀 없었다는 점도 주장했다.


2013년 KDDX 개념설계는 해군 주도 하에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기술 지원을 한 것은 사실지만, 이후 KDDX 사업이 연기되면서 중단됐다. 이 사업은 5년 뒤인 2018년 해군이 국방기술품질원과 독자적으로 개념연구를 수행하며 재개했고,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업체로 선정됐다. 이런 과정을 보면 대우조선의 2013년 자료는 활용가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18년 4월 발생한 보안사고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은 서버가 봉인돼 이전의 자료 열람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면서 “KDDX 사업개념이 2013년과 달리 2018년에 다시 정립됐기 때문에 2013년 대우조선해양의 자료는 활용할 가치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 제한을 받아도 정부의 함정 건조 사업에서 한화오션의 독점 체제가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HD현대중공업의 수상함 수주잔량이 13척에 달하고 한화오션은 3척에 불과하다는 점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반박이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측이 언급한 수주잔량은 해외 물량까지 모두 포함한 것으로, 국내 물량은 한화오션측이 더 많다”고 밝혔다.


국내 물량만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배치2) 2‧3번함 건조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2번함은 내년 1월 진수식을 앞두고 있어 2025년 이후에는 3번함 한 척만 남게 된다. 설계 엔지니어들의 경우 이미 일감이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해외 수출 물량으로 필리핀 원해경비함 등이 남아있지만 규모가 작아 큰 의미는 없다고 HD현대중공업 측은 밝혔다.


이에 반해 한화오션은 이지스함보다 훨씬 비싼 3600t급 잠수함 3척을 건조하고 있으며, 지난해 울산급 호위함 2척을 수주하면서 최근 건조에 착수하는 등 국내 특수선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오히려 높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미 임원 개입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방사청의 판단이 있었는데, 검찰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결을 열람하지 않고 어떻게 평가했겠느냐”면서 “방산사업은 기술과 입찰금액으로 경쟁해야 하는데, 사실관계를 왜곡해 법정 공방을 펼치느라 본업에 소홀해지는 게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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