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아 터진 ‘카카오 카르텔’...김정호 칼날에 개혁 이룰까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3.11.29 12:25  수정 2023.11.29 12:29

욕설 논란에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내부실태 폭로

특정 부서에 편중된 보상...내년 새 평가 및 보상제 마련

골프회원권 75% 매각...매각 대금으로 직원복지 강화

제주도 본사 부지 공지 활용 효율화...기존 계획 수정

김정호 베어베터 공동대표 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브라이언임팩트

욕설 논란에 휘말린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욕설을 하게 된 경위를 밝히는 과정에서 카카오 그룹의 비정상적인 내부 경영실태를 노골적으로 폭로했다. 이처럼 김 총괄이 이권 카르텔의 저항에 굴복하지 않고 대대적인 개혁작업에 나서고 있어 카카오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김 총괄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카카오의 문제점들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우선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을 지적했다. 담당 직원이 30명도 채 되지 않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개발부서장보다 2.5배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심지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29일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김 총괄은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았다”며 “파악을 해보니 그렇게 많은 수량은 아니었고 100여명의 대표이사들은 아예 골프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그룹 전체의 골프회원권 현황을 파악한 후 불필요한 회원권을 전부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직원 휴양시설 회원권을 대규모 매입하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이 1년에 2박도 못 갈 정도로 휴양시설이 부족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해당 대금으로 보육시설의 지역별 차등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다수의 계열사가 몰려 있는 판교에는 보육시설이 잘 갖춰진 반면, 제주도에 있는 보육시설은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다른 근무지에는 시설이 아예 없었다며 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 총괄은 “골프회원권 75%를 통째로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부족한 휴양 및 보육 시설에 투입하겠다”며 “이렇게 되면 20:80 비율이 80:20으로 바뀐다. 직원용 자산이 대폭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평가 및 보상 제도도 전면 재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내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성과급의 가시성 확보, 상후하박 구조 개편 등이 포함된 새로운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법인카드는 클린카드로 변경해 내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클린카드는 유흥주점 등 특정 업소에서의 결제를 차단하는 카드다.


제주도에 있는 본사 부지를 비효율적으로 활용하려 했던 카카오의 계획도 막아냈다. 카카오는 해당 부지 내 빈 땅으로 남아있는 곳에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워케이션’ 센터를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김 총괄은 해당 시설이 제주도에도 회사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10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되기 직전 공사를 중단시켰다.


김 총괄은 제주도에 도움이 되는 지역상생형 디지털콘텐츠 제작센터를 만들어 지역 인재를 대규모로 고용하겠다고 했다. 또 지방대 학생들을 위해 운영 중인 카카오 테크 캠퍼스의 헤드 오피스를 제주도로 옮기고, 장애인 예술단체가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공간 마련과 함께 장애인들과 같이 일하는 체험센터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김 총괄은 회의 중 카카오 직원들 앞에서 욕설을 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도 밝혔다. 내년 1월에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 공사 규모가 7~800억 규모인데, 특정 임원이 해당 공사를 담당할 업체를 결재나 합의 없이 정했다고 말하고 있고 다른 임원들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니 화를 참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 총괄은 욕설을 한 뒤 직원들에게 사과했다면서도 그에 대한 책임은 지겠다고 했다. 그는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반복적,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다.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며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한다면 그걸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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