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완성차 내수판매 6.2%↓…'쏘렌토 1만대' 기아만 선방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3.10.04 17:51  수정 2023.10.04 18:03

현대차, KG 모빌리티, 한국GM, 르노코리아 내수 일제히 하락

기아 쏘렌토, 현대차 싼타페와 형제대결서 '완승'

수출은 르노코리아 제외 4사 모두 성장세

완성차 5사 9월 내수 판매실적. ⓒ데일리안

9월 완성차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크게 줄었다. 완성차 5사 중 쏘렌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효과를 톡톡히 본 기아만 유일하게 내수판매 증가를 나타냈다. 소비심리 위축 상황에서 신차 효과를 앞세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과점이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9월 현대자동차, 기아, KG 모빌리티, 한국GM, 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량은 총 10만6386대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소비심리 위축과 중견 3사의 경쟁력 약화가 내수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견 3사는 내수판매 감소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조업일수 감소를 꼽았지만, 지난해 9월(조업일수 20일)에 비해 올해 9월 조업일수(19일)는 하루 줄었을 뿐이다.


더 뉴 쏘렌토. ⓒ기아

9월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웃은 업체는 기아였다. 전년 대비 11.0% 증가한 4만4123대를 판매했다.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전년 동월 대비 91.0% 증가한 1만19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스포티지가 21.6% 증가한 5402대, 셀토스가 25.2% 증가한 4399대, 카니발이 96.0% 증가한 4366대 판매되는 등 RV 라인업이 호조를 이끌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파격 할인판매를 진행한 대형 전기 SUV EV9도 1000대 넘게(1163대) 팔렸다.


쏘렌토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 경쟁 차종인 현대차의 싼타페 5세대 풀체인지 모델(5139)과 비교해 두 배 가까운 스코어로 완승을 거뒀다. 국내 전체 차종 판매 순위에서도 현대차 그랜저(8159대)를 넘어 1위를 차지했다. 쏘렌토는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이 6372대나 팔리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현대차는 9월 국내 시장에서 5만391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5.3%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그랜저(75.7%↑), 싼타페(120.8%↑), 코나(2501대, 295.7%↑) 외에는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했다. 싼타페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볼륨 차급인 중형 SUV에서 간만에 출시된 풀체인지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르노코리아의 9월 내수 판매는 1651대로 완성차 5사 중 가장 부진했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도 가장 큰 67.3%에 달했다. 오랜 기간 신차가 없는 상태에서 노후 모델 3종만으로 내수 시장을 꾸려가는 한계가 뚜렷했다.


다만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경험을 한층 확대하는 ‘르노 익스피리언스 밸류업(Value Up)’ 효과로 지난 4월부터 5개월간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전월에 비해 9.9% 판매가 늘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토레스. ⓒKG모빌리티

KG 모빌리티는 9월 4069대의 내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중견 3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판매량이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47.0%나 감소했다.


지난해 판매 호조를 이끌던 모델 토레스 판매량이 지난해 9월 4685대에서 올해 9월 1584대로 66.2% 감소하는 등 신차 효과가 시들해진 게 뼈아팠다.


한국GM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9월 국내 시장에서 263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34.4% 감소한 실적이다.


국내에서 생산, 판매되며 볼륨을 지탱할 두 차종이 모두 부진했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3개월간 월 3000대 이상씩 팔리던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7월부터 인기가 주춤하더니 8월에는 2129대, 9월 1424대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7월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됐으나 8월 674대, 9월 558대로 오히려 전작보다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착한 가격’을 갖춘 반면, 신형 트레일블레이저의 가격이 높게 책정되면서 기존 트레일블레이저 수요층이 트랙스 크로스오버로 옮겨오는 판매간섭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

수출 및 해외생산판매의 경우 르노코리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호조를 보였다. 현대차는 9월 해외 시장에서 30만324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0.9%의 성장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기아는 3.5% 증가한 21만6568대를 해외 시장에서 팔았다.


한국GM은 9월 수출이 3만3912대로 전년 동월 대비 66.2%나 늘었다. 무려 1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파생모델 포함)가 9월 한 달간 총 2만702대 수출되며 실적을 견인했고, 트레일블레이저(파생모델 포함)가 1만3210대의 해외 판매량으로 뒤를 받쳤다.


KG 모빌리티도 부진한 내수 실적을 수출로 일부 만회했다. 9월 수출은 5154대로 전년 동월 대비 51.2% 증가했다. 렉스턴 스포츠와 토레스를 중심으로 스페인, 이탈리아, 헝가리 등으로의 판매가 늘며 수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주력 수출모델인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의 유럽에서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수출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9월 수출은 7454대로 전년 동월 대비 46.3% 감소했다. XM3 수출은 6466대로 지난해 9월(1만1730) 대비 반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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