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신규 서비스사 등장에 셈법 복잡해진 증권사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3.09.18 15:38  수정 2023.09.18 16:02

하이證, 18일부터 국내 CFD 서비스 시작

7개사 재개 여부·시기 여전히 고심 중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 재개를 놓고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CFD 서비스를 재개한 메리츠·교보·유진투자·유안타증권 등 4개사에 이어 하이투자증권이 새로 서비스에 나서면서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서비스 자체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은 당분간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국내 주식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지난 1일 CFD 거래 재개 이후 신규로 서비스를 시작한 곳은 하이투자증권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로 업계 서비스가 재개된 CFD는 투자자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투자 수단 중 하나”라며 “철저한 규제 준수와 투자자 보호 강화 속에 CFD 서비스가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 가격 변동 위험에 투자해 차액을 얻을 수 있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무더기 주가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이후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이후 지난 1일부터 거래 금액의 신용 공여 한도 포함 등의 규제가 적용된 CFD가 재개됐다.


기존 CFD 거래를 제공했던 증권사 중 현재 서비스를 재개한 곳은 교보·메리츠·유안타·유진투자증권 총 4곳이다. NH투자증권은 내달 중 다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나 아직 정확한 일자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삼성증권

나머지 7개사 중 키움·하나·KB증권·DB금융투자 등 재개 시기를 논의 중으로 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은 CFD 재개할지 말지를 놓고 아직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CFD 관련 규제가 크게 강화됐지만 아직 재개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지 않은 증권사들의 잇따른 서비스 포기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 동안 대부분의 증권사가 CFD 운용을 위한 인프라를 준비해 왔다”며 “당초 우려했던 수익성 여부도 종목, 각 종목의 증거율 및 한도 등을 각 사 자율에 맡기면서 중소형사들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마다 수익 구조와 서비스 재개에 따른 반응의 온도 차이 등이 있어 회사별 재개 시점은 불확실성이 아직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앞서 CFD 거래를 먼저 재개한 교보증권·메리츠증권·유진투자증권 등의 경우 중소형사로 리테일 실적의 중요성 및 CFD 거래 규모가 큰 편이라 수익성이 우선시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말 CFD 잔고 기준으로 교보증권은 6131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메리츠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3400억원(4위)과 1485억원(6위)으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이에 반해 키움증권(5576억원·2위)의 경우는 CFD 사태 당시 오너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개입 논란이 제기됐고 현재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쉽게 재개를 결정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삼성증권(3533억원·3위), 하나증권(3400억원·5위), 한국투자증권(1126억원·8위) 등은 회사 규모 대비 CFD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성급하게 이를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분간 ‘눈치보기’를 통해 CFD 시장 회복 속도, SG증권발 사태 관련 사회적 분위기 등을 살펴보고 재개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CFD에 시세 조종 수단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연내 서비스를 재개하지 않는 곳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CFD가 사업의 수익성과 더불어 다른 리테일 상품으로의 고객 유치 효과도 있어 수요만 확인된다면 대부분의 증권사가 사업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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