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던 KT…1분기 나홀로 역성장 전망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입력 2023.04.05 06:00  수정 2023.04.05 06:00

KT 1분기 영업익 5815억·7.20%↓

작년 1분기 '역대급 호실적' 영향

올해 2·3분기 실적도 '빨간불'

서울 광화문 KT 이스트사옥.ⓒKT

KT가 올해 1분기 이동통신사업자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부터 최고경영자(CEO)선임에 집중한 데다 작년 1분기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KT 영업이익을 5815억원으로 추산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0% 감소한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8.21%, 10.26% 오른 4679억원, 2880억원으로 예상했다. 같은 통신 시장 환경에서 유일하게 KT만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KT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떨어진 이유는 지난해 1분기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해석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KT 실적을 예측함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은 역시 역기저효과"라면서 "마케팅비용이 더 이상 의미 있게 감축되기 어렵고 이동통신(MNO)가입자가 감소함과 동시에 이동전화매출액 성장 폭이 둔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KT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2021년)동기 대비 41.1% 오른 626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0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한 바 있다. 이는 당시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746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지난해 12월부터 지속된 최고경영자(CEO) 선임 문제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구현모 전 대표이사의 연임 실패와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내정자의 선임 실패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KT 내부 경영에 차질이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2, 3분기다. 현재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 비상경영체제에서 적극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역시 KT가 실적 개선보다 현상 유지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지난 3년간 디지코 사업을 해오면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거둬왔다"면서 "직무대행체제에서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현상유지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통신 사업 규제 강화 기조 또한 실적 개선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정부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5G 요금제 다양화와 제4통신사업자 선정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KT가 유무선 부문에서의 본원적인 통신 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디어·IDC·클라우드·AI 등 신규 사업에서의 성과 역시 괄목할만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이후 성장의 모습을 스케치하기에는 너무 불확실한 부분들이 많이 산재해 있다"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KT 전직임원 출신으로 구성된 K-비즈니스연구포럼은 지난 3일 성명서를 통해 "KT 비상경영체제 5개월은 어떠한 이유와 설명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면서 "비상경영 체제를 빨리 종료하고 정상경영체제로 가능한 빠르게 전환하는 길이 기업가치를 높이고 KT 안팎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바"라고 지적했다. 과거 KT CEO 직무 대행 사례와 비교했을 때 현재 박종욱 직무대행 기간(5개월)이 너무 길다는 주장이다. 앞서 남중수 대표이사와 이석채 회장이 갑작스러운 사퇴로 인해 KT CEO 직무대행을 맡았던 기간은 각각 70일, 66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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