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우·금겹살…“식탁물가 관리 비상”
외식업계 부담으로 직결…자영업자 부담↑
소비자도 고충…‘서민음식’ 이름값 무색
국산 소·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수입산 고기값 마저 휘청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육 수입이 불안정한 탓이다. 육류뿐 아니라 치즈 분유 등 유제품과 가공식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뛰면서 식탁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은 ㎏당 11만796원을 기록했다. 이달 6일(11만432원)을 기점으로 처음 11만원을 넘어선 이후 연일 가격이 치솟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도 뛰었다. 같은 날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당 2만6132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24.7%, 2019년 말과 비교해선 47.1% 급등했다. 삼겹살 가격이 2만50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 10년 만이다.
수입산 고기 값도 수직사승하고 있다. 수출국인 미국의 인력난으로 현지 고기 가격이 오른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올해 1~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1만7709톤으로 평년(26만7915톤) 대비 18.7% 감소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트렌드와 재난지원금 지급도 국산 소·돼지고기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당 육류 소비 지출액은 2019년 2분기 5만5199원에서 올해 2분기 7만3823원으로 33.7% 증가했다. 최근엔 5차 재난지원금 효과가 더해져 가격이 껑충 뛰었다.
국내 대형마트도 수입산 고기를 구하지 못해 난감한 처지에 놓인 바 있기도 하다. 고기 소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성탄절과 연말이 낀 4분기 수요가 가장 높은데,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꽉 막히면서다. 급기야 이마트는 항공편을 동원해 캐나다산 삼겹살 30톤을 들여오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삼겹살은 해상으로 들여오는데, 지난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해상 운송료가 오르고 스케줄도 불안정해지면서 항공편을 활용한 바 있다”며 “다만 위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현재는 정상적으로 배편으로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자영업자다. 일부 고깃집들은 수입산 고기 물류대란에 가격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육류 가격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가격을 밀어올린 복합적인 요인이 지금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고민이 깊다.
특히 대규모 외식업계는 대량구매 계약을 진행해 영향이 미미하지만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타격이 크다. 매출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이번에는 ‘물가상승’ 이라는 또다른 폭탄까지 떠안았다는 씁쓸한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고기 값이 급등할 경우 곧바로 매입 비용 인상으로 이어져 부담으로 작용한다. 돈가스, 김치찌개, 삼겹살 등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이 워낙 많다 보니 식당가의 불안감은 높다. 당장 가격을 올린 가게는 드물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돈가스 전문점을 하는 최모(50대)씨는 “돈가스는 조리 특성상 냉동육을 쓸 수 없다”며 “오른 고기 가격이 안 떨어지면 돈가스를 지금 가격으로 팔 수 없는데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도 고려해야 해서 눈치가 이만저만 보이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식재료에 인상에 대한 부담은 당장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생활물가가 큰폭으로 상승하면 자연히 서민·중산층 가계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직장인 김모(30대)씨는 “멀쩡한 직장인도 이렇게 힘든데, 코로나로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취약계층에게 높은 생활물가는 치명적일 듯 하다”며 “요즘엔 ‘서민음식’이라는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로 어느 하나 가리지 않고 전부 오르면서 먹거리에 대한 가격 부담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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