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지 않고 원자만 바꾼다…IBS ‘원자층 모듈형 트랜지스터’ 기술 개발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10.16 03:01  수정 2026.10.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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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 하나로 반도체·절연체 동시 구현

연구진 성과 ‘사이언스’ 게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경.ⓒ데일리안DB

서로 다른 소재를 층층이 쌓아 올려야 했던 차세대 2차원 반도체의 복잡한 공정 한계를 깨고, 박막 한 장 속 원자를 정밀하게 바꿔 소자를 완성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반데르발스 양자 물질 연구단 조문호 단장(POSTECH 석학 교수) 연구팀이 2차원 반도체 박막 내 원자를 선택적으로 치환해 반도체와 절연체, 전극 접합층을 단일 박막에 배치하는 ‘모듈형 트랜지스터 제작 기술’을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한국시간 16일 새벽 3시 게재됐다.


2차원 반도체는 원자 수준 얇은 두께에서도 전류 제어가 가능해 실리콘 반도체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그러나 트랜지스터를 제작할 때 절연막을 고르게 입히기 어렵다. 금속 전극을 직접 붙이면 접촉 저항이 커져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얇은 이종 소재를 낱장으로 얹는 기존 방식 역시 공정이 복잡해 넓은 면적의 대량 생산으로 이어지기 힘들었다.


연구팀은 물질을 겹겹이 쌓는 대신, p형 반도체인 이셀레늄화텅스텐(WSe₂)을 기반으로 원자를 직접 교체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심부 텅스텐(W) 원자는 유지한 채 바깥쪽 셀레늄(Se) 원자만 산소(O), 황(S), 텔루륨(Te)으로 바꿔 절연체(산화텅스텐), n형 반도체(이황화텅스텐), 전도성 준금속(이텔루륨화텅스텐)으로 성질을 전환했다.


원자층 사이의 미세한 틈이 반응 원자의 이동을 막는 장벽 역할을 한다는 원리를 활용해 온도와 기체 압력을 미세하게 조정했다. 이를 통해 약 0.7nm 단위로 화학반응 깊이를 제어하고, 공정용 마스크를 활용해 평면의 특정 위치만 골라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


모듈형 트랜지스터는 준금속 접합층 덕분에 금속 전극에서 반도체로 넘어가는 전하의 에너지 장벽이 35.5meV로 낮아져 기존 직접 접촉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전류를 10배로 높이는 데 필요한 게이트 전압 변화량은 61.3mV를 기록해 상온 이론 최솟값(약 60mV)에 근접했다.


절연막 성능 지표인 등가산화막두께(EOT) 역시 1nm 미만을 충족해 국제 반도체 로드맵 기준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나아가 p형과 n형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적층한 상보형 인버터를 제작해 1볼트(V) 저전압 신호 반전에 성공하며 3차원 집적회로 적용 가능성도 열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기초과학 연구를 통해 전략기술 분야의 핵심 난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사례”라며 “원천기술이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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