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 개최
덕수궁 돈덕전에 유물 40점, 상상화 3점 등 전시
27m LED로 상상화 구현…'대한국새' 복원도
조길현 대표 "쿠키런, 게임 넘어 문화 IP로 도약"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가 8일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린 특별전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 프리오프닝 데이에서 상상화 '꺼지지 않을 희망의 빛'을 소개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덕수궁의 고즈넉한 돌담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쿠키런' 캐릭터들. 국가유산청과 데브시스터즈가 함께 여는 특별전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는 단순히 '게임사의 이색 협업'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쿠키런 창작 철학인 '용기와 꿈'을 문화유산 복원과 전승이라는 가치와 연결, 한국 캐릭터 IP의 확장 가능성을 새롭게 정의한다는 묵직한 의미를 지닌 시도다.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8일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린 프리오프닝 데이에서 "대한제국은 열강의 침탈 속에서 자주 국가와 부국강병을 위한 선조들의 용기있는 염원이 담긴 미완의 꿈이었다"며 "쿠키런에서 쿠키들이 마녀의 오븐을 탈출한 용기가 대한제국 가치와 본질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포켓몬과 미국의 디즈니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 IP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떠올리기 쉽지 않다"며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쿠키런이 과거의 유산부터 미래의 발전까지 전부 연결하는 캐릭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데브시스터즈가 국가무형유산 장인과 협업해 제작한 바람궁수 쿠키의 '선자'.ⓒ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데브시스터즈는 국가유산청과 제2회 국가유산의 날을 맞아 특별전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를 오는 9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에서 개최한다. 전 세계 3억명 이상이 즐기는 쿠키런 시리즈가 지닌 용기와 모험 중심의 서사를 문화유산과 결합한 전례 없는 형태의 전시다.
이번 전시는 쿠키런 세계관을 덕수궁과 대한제국 유산에 투영하며, 단순한 컬래버레이션을 넘어 문화유산 복원의 영역까지 확장했다. 대한제국 유물뿐 아니라 자연, 무형유산을 포괄하는 창작물을 선보였다.
돈덕전에는 대한제국 황실의 실제 유물 40여 점과 함께 쿠키런의 세계관에 기반해 상상을 더한 상상화 3점, 국가무형유산 전승 취약 종목 보유자들과의 협업 작품 4점, 대한제국의 이상이 담긴 상상 속 서울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등이 전시된다.
데브시스터즈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상상화 '칭경예식, 시 시대를 열다' 모습.ⓒ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전시의 핵심 중 하나는 데브시스터즈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만든 3점의 상상화다. ▲덕수궁 본래 모습과 고종황제가 꿈꿨던 황궁의 모습을 복원한 '덕수궁, 다시 피어난 황제의 꿈' ▲거행하지 못했던 대규모 국가 행사 '칭경예식'을 재해석한 '칭경예식, 새 시대를 열다' ▲일제강점기를 겪지 않고 근대화와 부국강병을 이룬 상상 속 서울 '꺼지지 않을 희망의 빛' 등이다.
특히 세 번째 상상화는 이은지 CIPO(최고IP책임자) 주도 아래 20여 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이 CIPO가 직접 밑그림을 그렸는데, 직접 서울 곳곳을 답사해 역사적 고증을 반영하고 훼손됐던 사대문까지 담아내는 등 그림의 디테일을 높였다는 전언이다. 이는 27m 규모의 대형 LED 미디어 월로도 구현됐다. 박물관에서 이 정도 규모의 미디어 아트가 전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의 최종 지점인 단독 공간에서는 김영희 옥장의 손으로 복원된 '대한국새'를 공개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유실된 대한국새를 복원 및 제작하는 해당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국내 최초 복원품을 기증했다.
또 다른 포인트는 게임 캐릭터 성우들이 참여한 전시 도슨트다. 인게임 캐릭터 목소리가 담긴 스토리텔링형 도슨트로 몰입감을 높인다. 관람 말미에는 덕수궁 내부 요소를 담은 쿠키런 게임도 시연할 수 있도록 했다.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가 8일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린 특별전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 프리오프닝 데이에서 기념 굿즈를 소개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협업으로 과거 유산과 현재의 콘텐츠를 연결해 미래까지 이어지는 한국형 IP 생태계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조 대표는 "국가유산과 한국 문화가 널리 알려지는 중요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데브시스터즈와 쿠키런은 게임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게임을 넘어 문화가 되는 IP를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게임 IP로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투자를 전개하며 이후에도 다양한 경험과 사업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유산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면 많은 팬분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주신다. 진심을 담은 활동은 저희 이미지와 팬덤 확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향후 이것이 IP를 확산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