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신·AI 양날개…'작지만 강한' 조직 전환(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11.13 14:13  수정 2025.11.13 14:15

MNO·AI 양대 CIC로 재편… 고객 신뢰 회복·AI 성과 창출 속도

책임경영 기조 아래 임원 강소화… '작지만 강한' 체제로 전환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전경.ⓒSK텔레콤

SK텔레콤이 통신과 인공지능(AI) 투트랙으로 조직을 재편한다.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 성과 가속화를 위한 책임 경영 기조 아래 임원 규모도 강소화(强少化)했다.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전략 방향도 탄력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과 AI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해 ‘MNO(통신)’와 ‘AI’ 양대 CIC(사내회사) 체제를 중심으로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13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재헌 신임 CEO가 선임된지 2주 만이다.


정재헌 CEO는 “CIC 체제는 MNO와 AI 각 사업 특성에 맞춘 최적화된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기 위한 선택”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MNO 사업의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이뤄내겠다” 밝혔다.


올 상반기 개인 정보 유출 사고로 홍역을 치른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과 본원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침해 사고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요금 감면 등 마케팅 비용 확대로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522억원, 2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4분기에도 ‘고객 감사 패키지’에 따른 요금 감면과 데이터 추가 제공 등이 이어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정 CEO와 함께 선임된 한명진 통신CIC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두고 관련 기능과 역량 통합에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마케팅은 상품·서비스와 영업 중심으로 재편해 통신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엔터프라이즈(B2B) 사업은 기술 지원 조직을 전진 배치해 상품과 솔루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한다.


네트워크는 인프라(Infra) 영역의 AT(아날로그 전환)/DT(디지털 전환) 실행력을 제고하는 조직으로 구성하는 한편, MNO의 AT/DT를 가속화해 기존 사업과 유기적인 연계성을 꾀하는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O/I, 운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한명진 SKT 신임 통신CIC장(왼쪽부터),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유경상 SK텔레콤 AI CICⓒSK텔레콤

통신이 경쟁력과 신뢰 회복에 초점을 뒀다면 AI CIC는 실질적인 성과에 주력한다.


앞서 SKT는 전사 AI 역량을 AI CIC(Company in Company)로 재편, AI 중심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도록 조직을 지난 9월 개편했다. 이를 위해 AI CIC장에 유경상 Corp. Strategy센터장과 정석근 GPAA사업부장을 공동 선임했다.


이들 공동 CIC장은 실질적 사업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핵심 사업과 기술 중심의 역량 결집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AI CIC 내 팀 단위 조직은 수시로 이합집산(離合集散)이 가능한 프로젝트 형태로 구성해 빠른 시장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출 계획이다.


사업 영역은 에이닷 사업을 중심으로 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AI와 인더스트리얼 AI, 데이터플랫폼, AI 클라우드, 피지컬 AI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B2B(기업간 거래) AI, 메시징 사업과 인증 및 페이먼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플랫폼사업, 데이터센터 사업을 총괄하는 AI DC 등으로 재편해 실질적인 AI 사업 성과 창출을 가속화한다.


SKT는 AI 에이전트 '에이닷' 성장세에 힘입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유료 모델의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식은 구독 상품 또는 결합 상품 형태가 예상된다. 에이닷은 9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B2B(기업간거래) 수익 모델의 경우 이미 올 4분기부터 매출 발생을 예상하고 있다. AI DC(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주력 AI 사업의 한축이다. SK텔레콤은 AWS(아마존웹서비스)와 추진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서울 구로 지역에도 AI DC 건설을 추진중이다.


기술 영역은 플랫폼과 서비스 등의 개발을 담당하는 플랫폼과 파운데이션 모델 등을 개발하는 AI 모델을 중심으로 개편해 AI 기술 경쟁력 확보와 실질적인 사업 지원에 나선다. S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내 AI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양대 CIC를 지원하는 스태프 조직은 현업을 밀착 지원하는 전문가 조직으로 개편된다. 특히 정보 유출 사고 이후 보안 강화를 비롯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 신설된다.


통합보안센터는 조직과 인력을 지속 확충해 보안 역량 강화를 주도하고, CR(대외협력)과 PR 기능을 통합한 Comm센터를 신설한다. 이와 함께 주요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GC(General Counsel)센터를 신설하고, Corporate센터(CFO)는 기존 CFO 역할에 전략 기능을 통합한다.


정재헌 SK텔레콤 신임 CEO가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서밋 2025’에서 행사에서 'AI 혁신의 중심, SKT AI 인프라의 Now&Next'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SKT는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임원의 실질적 책임과 역할 강화를 위해 임원 규모를 상당폭 축소해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전략 방향도 보다 신속하게 실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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