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CEO 인선 본격화…이사후보추천위, 후보 추천·심사 착수
정권 교체마다 흔들린 KT 수장…'AICT 컴퍼니' 안정 리더십 시험대
10월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해킹사태와 관련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대표 물색이 본격화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 선임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차기 KT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간 김 대표는 무단 소액 결제 사고와 관련해 사퇴를 강요 받자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언급해왔다. 다만, 김 대표는 조기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아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남은 임기를 채울 예정이다.
차기 대표 선임은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주도한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KT 사외이사 전원(8인)으로 구성돼 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 방안 논의를 시작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
위원회는 대표이사 후보군 발굴·육성, 대표이사후보 선정 및 이사회 보고, 사외이사 후보군 발굴·구성 등을 담당한다. 김영섭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는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정관에 따르면 위원회는 대표이사 임기만료 최소 3개월전까지 사내·외 후보군을 구성해야 한다. 김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주총까지인 만큼 위원회는 이달 중 후보 추천과 심사를 마치고 연내 대표이사 후보 1인 선정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전체 주식의 0.5% 이상 6개월 이상 보유 주주) ▲관련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공개 모집은 오는 5일 오전 9시부터 11월 16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세부 내용은 KT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발된 후보는 정기 주주총회 공고 전까지 확정돼야 하며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기업경영 경험과 전문 지식, 커뮤니케이션 역량, 리더십 역량, 산업∙시장∙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 사내 후보의 경우 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2년 이상, 부사장 이상 직급, 경영 전문성 및 KT 사업 이해도 보유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대표이사 선임은 주주총회에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5분의 3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KT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KT 대표이사 선임 절차ⓒKT
사외이사진 변화도 예상된다. 현재 사외이사진은 김성철 의장을 비롯해 김용헌·최양희·곽우영·윤종수·안영균·이승훈·조승아 등 8명이다. 이중 절반의 임기가 내년 만료 예정이어서 상당폭 교체가 예상된다.
차기 CEO 선임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정권 교체 시 마다 반복돼왔던 'KT CEO 잔혹사'도 이어지게 됐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 5명이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채운 인물은 황창규 전 회장이 유일하다.
구현모 전 대표는 과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신의 연임이 무산된 과정에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구 전 대표에 이어 CEO 최종 후보였다가 사퇴한 윤경림 전 부문장도 "지인들이 '용산 분위기가 안 좋으니 그만두라'는 권유를 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결국 KT는 2022년 1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세 차례의 신임 대표 공모 끝에 김영섭 대표를 최종 선임했고, 김 대표는 3년의 임기만 채우고 물러나게 됐다.
차기 대표는 KT가 AI 시대에 발맞춰 ‘AICT(AI+ICT)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AI 관련 경영 경험과 산업·시장·기술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 역량을 두루 지닌 인물이 요구된다.
KT는 AI 기반 서비스 및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유수의 기업과 손잡고 네트워크·데이터센터 측면에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정체기를 맞은 IPTV(인터넷방송), 유료방송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미디어·콘텐츠 사업도 도모하고 있다.
KT가 사업 재편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차기 CEO 인선은 향후 경영 안정성과 투자 연속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만약 차기 대표가 '정권 코드 인사', '전리품 인사'라는 인상을 준다면 다음 정권에서 또 다시 CEO 교체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 'KT 스퀘어' 전경ⓒKT
한편 이날 이사회는 무단 소액 결제 사건 여파에 따라 전 고객 유심 교체 방침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시행하기로 했다.
KT는 5일 오전 9시부터 KT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다.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KT닷컴 또는 유심교체 전담센터를 통해 예약 후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이달 11일부터는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서비스도 운영한다.
시행 초기 신청이 몰릴 가능성을 고려해 KT는 피해 발생 지역(광명·금천 등)을 우선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시작한다. 11월 5일부터 서울 8개구와 경기 9개시, 인천 전 지역에서 교체가 이뤄지며, 19일부터는 수도권 및 강원 전 지역으로 확대된다. 전국 시행은 12월 3일부터다.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동일한 유심 무상 교체가 적용되며,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각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추후 안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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