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 여서’로 세계 최고 미디어아트상 수상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10.10 11:14  수정 2025.10.10 11:14

여성 문자 ‘여서’ 기반 AI 언어 창조 예술 구현

英왕립예술학교와 공동 연구…디지털 휴머니티 영예상

“인간·기계 언어 경계 허문 사색적 예술” 평가


첨부1.(왼쪽부터)위 치엔 순 박사, 이창희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알리 아사디푸어 영국왕립예술학교 CSRC 센터장.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0월 10일 산업디자인학과 이창희 교수 연구팀이 영국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알리 아사디푸어 컴퓨터과학연구센터장과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AI 여서(Nüshu)’가 세계 최고 권위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Prix Ars Electronica) 2025’에서 디지털 휴머니티(Digital Humanity) 부문 영예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미디어아트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며, 매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디어아트 경연대회다.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 작품을 발굴하는 이 대회에는 올해 98개국에서 3987개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이 중 단 2개 작품만이 디지털 휴머니티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 ‘AI 여서(Nüshu, 女书)’는 문자 교육에서 배제된 중국 여성들이 서로의 삶을 기록하고 소통하기 위해 창조한 세계 유일의 여성 문자 ‘여서(女書)’를 기반으로 한다. KAIST 연구팀과 영국왕립예술학교 협력진은 이를 컴퓨터 언어학(Computational Linguistics)과 결합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설치 작품으로 구현했다.


작품 속 인공지능은 전근대 중국 여성들의 소통 방식을 학습해 스스로 새로운 언어를 생성한다. 이는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서구 중심의 언어관을 넘어서는 페미니즘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인간만이 언어를 만든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기계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술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위 치엔 순(Yuqian Sun) 영국왕립예술학교 박사는 “삶과 연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수상을 통해 큰 보람과 감회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창희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역사·인문·예술·기술이 만나 빚어낸 사색적 예술이 세계적 권위의 상으로 이어져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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