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환경공단, 계양구 맨홀사고…“계약업체 사전 승인 없었다”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5.07.08 16:08  수정 2025.07.08 21:50

공단, “근로자 안전 관련 계획서 제출·승인 의무도 준수하지 않아”

김성훈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이 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계양구 차집관로 GIS(지리정보시스템) 구축용역 맨홀사고 관련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인천환경공단은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계양구 맨홀 사고와 관련,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비롯한 관계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공단은 8일 언론에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유가족 및 환자 가족 지원과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공단이 관리 중인 오·폐수 차집관로 중 지리정보시스템(GIS)이 구축되지 않은 일부 관로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사업 추진 과정에 발생했다.


공단과 인천 모 업체가 지난 4월 2억 7980만원에 용역계약을 맺고 오는 12월까지 '차집관로 GIS DB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공단은 해당 업체와 계약 당시 과업 수행 지침에 '발주처 동의 없는 하도급 금지'를 명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용역업체가 이를 어기고 자체적으로 하도급을 줬고 하도급업체가 또 다른 업체에 재하도급을 줬다는 것이다.


공단은 또 지하 시설물을 탐사하기 위해 공동구나 맨홀에 출입할 경우 시·군·구 지하시설물 관리부서와 사전 협의해 승인을 받아야하지만, 이번 작업이 사전 승인 없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밀폐공간 작업 시행계획서 등 근로자 안전 관련 계획서 제출·승인 의무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공단은 계약업체에 용역 중지를 통보했고 오늘 중부고용노동청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며 "조사를 거쳐 계약 위반에 따른 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오·폐수 관로 조사업체의 일용직 근로자 A(52)씨와 대표 B(48)씨가 산소마스크와 가스 측정기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지난 6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맨홀 안에 들어갔다가 발생했다.


A씨는 맨홀 속 오수관로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하루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됐고,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B씨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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