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대일(對日) 선전포고? "라인야후 지배력 줄일지 말지는 우리가 결정"(종합)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지봉철 기자

입력 2024.05.03 15:38  수정 2024.05.03 15:40

최수연, 라인야후 논란에 "이례적인 일…당국과 협의 중"

"중장기적 사업 전략 기반해 결정할 문제"…지금 당장 큰 변화 없을 것 시사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일본 정부를 향해 "이례적"이라는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라인 경영권을 일본에 넘기라는 요구에 대해선 "우리가 중장기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지금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 대표는 3일 '2024년 네이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이것을 따를지 말지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저희가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혀외교라인을 통한 분쟁해결 의지도 시사했다. 다만 최 대표는 "기술적 파트너로서 제공했던 인프라 제공 등에 대해서는 이번 행정지도로 인해 분리해서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방향성이 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인프라 매출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 16일에도 라인야후가 마련한 사고 재발 방지책이 불충분하다며 2차 행정지도를 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려고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 대표가 일본 정부와 대립각을 세움에 따라 라인의 네이버 측 지분을 둘러싼 한·일간 갈등은 당분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그동안 일본 내 여론을 의식해 공식 반응을 자제해왔다. 자칫 일본 정부에 대한 반발이 라인의 주 고객인 일본인 사용자들을 자극하게 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최 대표의 발언이 나온 직후 네이버가 라인 지분을 당장 일본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주가는 전날보다 4.03%(19만6400원) 상승하기도 했다. 실제 라인은 일본뿐만 아니라 타이·대만·인도네시아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가 2억명에 달한다.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일본을 글로벌 주요 거점으로 삼고 사업을 확장하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 관계자는 "그간 라인야후는 네이버가 해외 사업을 수월히 추진할 수 있도록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해왔다"며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일본 소프트뱅크에 넘겨줄 경우, 당장은 실적에 문제가 없어도 장기적인 글로벌 진출 로드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3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5261억원으로 10.8%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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