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내용 동의 안 해”
넥슨 노조가 민주노총이 산하 지부인 자신들과 상의 없이 회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열었다며 비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노총 소속에 대한 득실을 따져 탈퇴 여부까지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배수찬 넥슨 노동조합 지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28일 ‘게임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몰이를 규탄한다’는 주제의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우리 지회와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발표 내용에 동의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기자회견은 최근 남성혐오 논란에 대한 넥슨의 태도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넥슨은 자사 게임영상 곳곳에서 과거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가 남성혐오 표현으로 사용했던 ‘집게손가락’이 발견돼 논란이 일자 즉각 사과하고 영상을 비공개 조치한 바 있다. 이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위자들은 넥슨의 이같은 조치가 곧 여성혐오라고 비판했다.
넥슨 노조는 민주노총이 산하 지회인 자신들과의 협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안에 대한 이해도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배 지회장은 “산하 지회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며 “심지어 (민노총은) 손가락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민주노총 가입유지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배 지회장은 “우리에게 민주노총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이라며 “추후 민주노총이 우리 지회에 어떤 득이 되고 실이 되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나열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남성 및 여성혐오 이슈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배 지회장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최근 이 일련의 사건에 대해 각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의견을 묻는 설문을 해달라는 요청도 받았지만 설문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그 대신 게임업계 노동자로서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가급적 많은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길을 걷고자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검수에 대한 방향성도 공개했다. 의도가 있고 없고를 떠나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콘텐츠는 수정하겠지만 그것이 작업자 개인에 대한 검증으로는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넥슨 조합원의 보호를 가장 우선시하겠다고 못박았다. 배 지회장은 “우리 조합원의 이익과 다른 회사 노동자의 이익이 충돌할 때가 있다”며 “안타깝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 조합원의 이익을 우선하려 한다. 그간 노조를 운영하면서 우리 조합원의 이익과 다른 무엇을 저울질하며 고민하는 순간 이 일을 할 수 없게 됨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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