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달부터 계정 공유 단속
가족 외 이용자 월 5000원 추가 지불
링키드, 사흘만에 가입자·파티수 급증
"티빙·웨이브, 계정 공유 금지 수순 밟을 것"
한국에서 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시행되자 '구독 공유 중개 플랫폼'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요금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들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에선 다른 OTT 사업자들도 넷플릭스와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계정 공유 제한 안내 메일을 공지했다. 회원 계정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 이외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추가 요금(5000원)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넷플릭스가 아직 국내에서 추가 회원을 몇 명까지 허용할지 밝히지 않았지만, 같은 정책을 먼저 도입한 해외 사례의 경우 프리미엄 계정은 최대 2개, 스탠다드 계정은 1개로 제한했다.
만약 우리나라도 같은 절차를 밟게 될 경우 1만7000원 프리미엄 요금제는 3인이 한 계정을 이용할 수 있고 월 90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계정 공유 제한은 발표 직후부터 곧장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회원들의 가입 정보(IP·디바이스ID·계정 활동 등)를 토대로 외부 이용자나 외부 디바이스의 접속을 막고 별도 인증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절차는 스마트 TV에서 먼저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 빈도가 높은 스마트 TV 내 네트워크(인터넷)을 '홈'으로 인식해 같은 네트워크 사용자를 가족으로 분류한 뒤 이후 접속자들을 외부 이용자로 걸러내는 방식이다.
현재 계정 공유 금지 정책 시행이 사흘째인 만큼,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서는 새로운 인증 절차가 이뤄질 예정이다. 만약 인증이 잦아질 경우 계정이 차단되는 사례도 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발표하자 공유 중개 플랫폼들은 사업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입장이다. 링키드를 운영하는 피치그로브 김선호 대표는 "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은 이제 회사가 공식적으로 계정을 공유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약간 회색 지대였던 점이 명확하게 정리됐다"라고 말했다.
실제 계정 공유 금지 정책 발표 직후 플랫폼의 주요 성과 지표인 '일별 신규 가입자'·'일별 파티 생성 수'는 급증했다. 링키드는 사흘간 신규 가입자가 2배가량 늘었고, 파티 생성 수는 5배가 증가했다. 예컨대 계정 공유 금지 정책 발표 전 하루 평균 100개 파티가 생성됐다면, 현재는 하루에 500개씩 생겨났다.
김 대표는 "초반에 굉장히 높은 구독 전환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과거 무료 계정 공유를 하던 이용자들이 넷플릭스의 유료 공유 정책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OTT 업체인 티빙·웨이브 등도 계정 공유 금지 절차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낮은 가격대의 광고 요금제를 도입해 가입자를 유치하고 신규 요금제로 매출을 극대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통해 이용 문턱을 낮춘 뒤 광고 시청에 피로도를 느낀 일부 사용자들이 프리미엄 요금제나 계정 공유 금지 정책으로 인해 생겨난 요금제로 이동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정 공유 금지로 사용자는 하나의 선택지를 얻게 되는 것"이라면서 "광고 보는 게 부담되는 사용자는 자연스레 프리미엄 요금제로 이동할 텐데 이때 계정 공유 금지로 생긴 요금제를 사용하게 되는 수순으로 넘어갈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티빙은 내년 1분기부터 광고 요금제를 추가할 계획이다. 웨이브 역시 검토 중이다. 다만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OTT 업계 경쟁 상황이 치열하다 보니 계정 공유 금지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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