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장래 필연적인 자원전쟁 대비를...”

입력 2009.05.12 15:36  수정

국가적 아젠다 실현과 국내 인프라 구축이 시급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9월29일 저녁(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 그라노비타야 홀에서 열린 공식 환영 만찬에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5월 10일부터 우즈베키스탄과 카지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2개국을 방문해 카리모프 및 나자르바예프 양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방문은 중앙아시아 2개국의 석유, 가스, 우라늄, 금, 철광석 등 에너지 및 자원외교에 집중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천연가스는 물론 우라늄 6만6000톤, 금 매장량 5500톤이며, 카자흐스탄은 석유 매장량 270억배럴, 천연가스 53조㎥의 매장량을 가진 자원부국(富國)들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석유공사는 우즈베키스탄 국영가스석유사인 ‘우즈베크네프테가즈’와 각 매장량 4억35000만 배럴, 3억8000만 배럴의 나망간. 추스트 유전광구 공동탐사 기본합의서를 체결했고, 1억9000만톤 추정 매장량의 우준쿠이 가스전 공동탐사 계약도 맺은 바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25일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나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북한지역 통과에 대해 협력을 요청했는 데, 이는 지난해 9월 한. 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4월 25일 오전 청와대를 예방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환담하고 있다.

이렇게 이명박 정부들어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에너지·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은 자원빈국(貧國)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여간 고무적(鼓舞的)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연이어 현대중공업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1만ha의 농지를 인수하고, 2012년까지 전체 면적을 5만ha로 확장해 연간 6만톤의 콩과 옥수수를 생산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식량부국인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이 지난해 가뭄으로 밀 생산량이 60%로 줄고, 중국 또한 자연재해로 밀과 옥수수 생산량이 40% 이상 줄어들 전망에 있으며, 미국도 곡물 재배면적이 2만8000여㎢가 줄어드는 등 세계가 식량위기로 치닫는 상황에서 광활한 연해주 식량개발에 참여한 것은 우리의 장래를 위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자원 전문가들은 세계가 앞으로 식량, 에너지, 물 등이 가장 부족해질 전망이라고 해 우리 정부가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식량자원외교는 미래를 위해 국가적 과제일 수밖에 없으며, 다음 정부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국가적 기본 아젠다’로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여기에 이왕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펼치는 에너지. 자원외교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시베리아횡단철도(TCR)와 연결될 수 있도록 국내 기간철도의 신설, 복원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핵(核)문제로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한을 국제공조(共助)를 통해 설득.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 정책적인 밑그림(로드맵)을 그려 정밀한 추진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5월 11일 타슈켄트 시내 영빈관에서 카리모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 철저한 ‘정경분리(政經分離)’ 원칙을 앞세워 꾸준히 접근해 가는 정책 또한 필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겨울 유럽으로 연결된 러시아 가스관을 우크라이나가 막아 버림으로써 서유럽이 때아닌 추위를 겪은 경우와 핵과 미사일 발사는 물론 금강산 관광중단, 개성공단 인질사태가 발생하는 등 정상국가가 아닌 북한이 철도와 가스관을 ‘협박의 도구’로 활용할 경우를 들어 때이른 주장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여유로운 상황이 아닌 것은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은 남미는 물론 아프리카까지 자원확보를 위해 국가적 과제로 선점(先占)하고 있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중국은 유럽진출을 위한 도로, 철도의 건설에 박차(拍車)를 가하고, 두만강 유역 개발과 동해로의 진출을 도모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러시아 및 유럽진출을 위해 러시아와의 물밑작업을 통해 2015년 러시아와 사할린 연결 교량 건설과 아울러 2030년까지 홋가이도 구간 47km 해저터널 연결 등을 구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로서는 실현 가능한 돌파구(突破口)를 마련해 장래에 필연적으로 발생가능한 자원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적 아젠다 실현에 거리상 가장 가까운 북방(北方)의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찾아야 하며, 이의 결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내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적 결단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아니 할 수 없다.[데일리안 강원=전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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