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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①] 전현직 총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입력 2019.04.01 03:00 수정 2019.04.07 05:07        정도원 기자

이낙연, 8개월째 범진보 차기 주자군 선두권

이념투사 탈피…중도통합·민생실용 이미지

"편가름 덜할 분을 국민이 찾고 선택하는 것"

『편집자주』
전현직 국무총리에게 국민들의 신망이 쏠리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조사한 결과, 범진보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범보수에서는 직전 총리를 지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범진보 후보군 중 이 총리의 지지율은 40.2%까지 올라갔다. 12.9%에 그친 차점자 박원순 서울시장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황 대표도 응답자를 한국당 지지층으로 한정했을 때, 범보수 후보군 중 지지율이 과반인 58.0%에 달했다. 홍준표 전 대표(9.8%)와 김진태 의원(8.5%)을 압도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데일리안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범보수와 범진보에서 전현직 총리인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왜 압도적으로 나타났는지 살펴보는 순서를 마련했다.

「글 싣는 순서」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①] 전현직 총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②] "文을 이겨줄 사람" 떠오른 黃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③] 이낙연, '안정감' 높이 평가받아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④] 黃, '안정감' 바탕으로 지지층 복구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⑤] 李, 친문견제·풍찬노숙 돌파가 숙제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⑥] 黃, '모범생' 벗고 야성 발휘해야

이낙연, 8개월째 범진보 차기 주자군 선두권
"황홀한 덫"…본인도 '대망론' 의식 단계 돌입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에서 가진 물가 관련 시장 애로사항 청취 등을 위한 방문에서 엽전 도시락을 구입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에서 가진 물가 관련 시장 애로사항 청취 등을 위한 방문에서 엽전 도시락을 구입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낙연 총리가 범진보 차기 대권주자군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총리는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해 7월 23~24일 실시한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 처음 범진보 후보군 중 선두로 올라선 이래, 계속해서 선두권에서 내려앉지 않고 있다.

이 총리 본인도 '대망론'을 의식하며 표정관리 중이다. 방중 중인 이 총리는 31일 충칭에서 가진 동행 기자단과의 만찬간담회에서 "(대권 도전은) 황홀한 덫이긴 한데…"라며 말을 아꼈다.

정책 추진과 관련한 문답을 주고받을 때 "정책을 세울 때, 정책을 전달할 때, 집행과정을 점검할 때 놓치기 쉬운 것들이 꽤 많은데, 똑같은 상황이 올지 안 올지 모르지만, 이제는 실수를 좀 덜할 수도 있겠구나 싶다"라고 무심코 말했다가 "총리로서"라는 단서를 급히 덧붙이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를 의식한 것이다.

'대망론' 때문인지 이번 이 총리의 방중에는 총리의 순방에는 이례적으로 14개 언론사, 23명의 기자라는 큰 규모의 동행 기자단이 꾸려졌다.

'이낙연 대망론'의 바탕이 되는 이 총리의 인기는 실체가 있는 것일까.

80년대초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때부터 정치를 시작해, 누구보다 정치의 풍향에 예민한 6선의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지금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은 틀림없다"며 "내가 트위터를 열심히 하지 않느냐. 트위터를 보면 이 총리가 트윗을 올리면 순식간에 수천 명이 리트윗을 하고 좋아요를 누르더라"고 말했다.

이러한 국민적 지지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3김(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흥망성쇠를 눈앞에서 지켜봤으며, 이를 바탕으로 '권력의 탄생'이라는 저서까지 썼다.

이러한 이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대망론'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이 의원은 당시 "'이낙연 대망론' 이런 말이 나온다. (국민의) 기대가 있다"며 "이 총리가 좀 더 분발한다면 대망론은 더 커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념투사 탈피…중도통합·민생실용 이미지
"편가름 덜할 분을 국민이 찾고 선택하는 것"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월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월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당시 이 총리는 범진보 후보군 중 선두권으로 올라선지 세 달 남짓 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 의원은 "사실은 (이낙연 대망론은) 내가 촉발시킨 것"이라고 웃으며, 대망론의 배경을 이 총리의 중도통합·민생실용적 성격에서 찾았다.

이 의원은 "여권에 (차기 대선) 후보군이 많이 있지만 이념형에 가까운 분들이 많다"며 "반면 이 총리는 경력이나 행보를 보면 이념형을 탈피해 통합적 성격에 가까운 분"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현 정부가 자꾸 좌우로 간격을 벌리는 정치를 하고 있어 국민들이 피로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국민 전체를 중도통합할 통합의 정치를 할 수 있는 분, 나라를 통합적으로 이끌 실용적인 리더, 편가름을 덜할 분을 (국민이) 찾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에 동의했다. 신 교수는 "이 총리는 중도적·합리적 이미지가 강하다"며 "중도포용의 합리적 이미지 때문에 (여론조사) 1위가 되는 것"이라고 뒷받침했다.

아직 2022년 대선까지는 3년이 남았다. 그러나 정치적 중원을 차지하는 자가 결국 대권을 쟁취하리라는 것에는 예외가 없다.

1992년 대선에서 민주화투사 김영삼 전 대통령은 3당합당을 통해 건국·산업화 세력의 등에 올라타면서 대권을 쟁취했다. 1997년 대선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종필 전 총리를 끌어안으며 중도층의 경제·안보 불안심리를 희석해 승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후보시절 정몽준 의원과 단일화를 추진했고, 2007년에는 "경제만 살리면 그만"을 내세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내 경선과 대선에서 잇달아 중도 표심을 사로잡았다. 2012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는 등 '중원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자기편을 결집하기 위해 이념싸움과 적폐몰이에 여념이 없는 '이념형 투사'들이 차기 대권주자라며 횡행하는 상황 속에서, 이 총리의 중도통합적 이미지와 민생실용적 행보가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상당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점은 보수 정치권에서도 수긍하고 있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이 총리는 우리에게는 상대하기 버거운 측면이 있다"며 "이분은 '골수 좌파'가 아니지 않느냐. 상대적으로 온건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예를 들어 이재명 경기지사·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박원순 서울시장 이런 분들은 성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공격하기가 쉬운 편"이라며 "이낙연 총리는 스펙트럼상 중도에 가깝기 때문에 공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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