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거래관리 허술 시중은행 금감원 경고장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2월 17일 22:07:03
    가상통화 거래관리 허술 시중은행 금감원 경고장
    "의심 거래 추출 허점" 3개월 내 개선 조치 요구
    정부도 자금 세탁 평가서 은행·가상통화 취약 지적
    기사본문
    등록 : 2018-12-04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의심 거래 추출 허점" 국민·농협은행에 개선 요구
    정부도 자금 세탁 평가서 은행·가상통화 취약 지적


    ▲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주의를 받았다.ⓒ게티이미지뱅크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주의를 받았다. 자금 세탁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가상통화 관련 계좌 관리 등에 미비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국내 은행들의 자금 세탁 취약성을 경고하고 나선 상황과 맞물리면서 금융권이 이에 대한 경계심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가상통화 취급업소 연관 업무에 불합리한 요소가 발견돼 개선 명령을 받았다. 금감원으로부터 해당 조치를 받은 금융사는 3개월 이내에 문제가 된 내용들에 대한 대응·수정 방안을 정리해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 내용도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향후 직접적인 좀 더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에게 가상통화 취급업소가 법인 단체 또는 개인 명의의 일반계좌를 개설할 때 거래 목적과 거래 자금의 원천이 가상통화와 연계된 금융거래 관련인지 여부 등을 확인하도록 업무 절차를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가상통화 취급업소가 금융 거래를 수행하면서 자금세탁 등에 이용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국민은행의 가상통화 취급업소의 이른바 의심스러운 거래 추출 기준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관련 기준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가상통화를 둘러싼 주요 의심 거래 유형을 잡아낼 수 있도록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은행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마련한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의심스러운 거래 추출 기준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FIU가 제시한 의심 거래 유형과 유사한 해외송금 거래가 검토 대상으로 걸러지지 않은 사례가 있었고, 해당 기준을 수립하면서 일부 고객 유형 및 거래 형태를 제외한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은행 역시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금감원의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을 상대로 실명확인서비스 계약을 미체결 한 가상통화 취급업소를 포함해 모든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해 의심거래 추출기준이 적용되도록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명령했다.

    농협은행도 FIU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었지만 가상통화 관련 의심 거래 추출 체계 설계 시 일부 오류 등으로 특정 기준이 전체 가상통화 취급업소 계좌가 아닌 실명확인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일부 업소 계좌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있었고, 또 다른 가상통화 취급업소는 해당 기준 적용대상에서 누락돼 아예 의심스러운 거래가 추출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 두 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이 같은 주의는 최근 정부의 우려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달 말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위험평가 결과 발표를 통해 국내 금융권 가운데서는 은행이, 여러 거래 형태 중에서는 가상통화가 자금 세탁에 가장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이번 정부의 이번 평가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평가를 사전에 대비하려는 성격이다. 우리나라는 내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FATF의 상호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정보분석원과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12개 기관과 함께 관련 실태를 분석했다.

    여기서 은행의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위험은 ‘중간 높음’으로 판단됐는데, 이는 전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은행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고, 여수신·외환 등 업무 분야가 방대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보험사와 상호금융, 여신전문사의 위험도는 은행보다 낮은 ‘중간’으로 평가됐다. 또 금융업과 특정비금융사업자, 거래 수단을 망라해 자금세탁 취약성을 점검한 결과에선 현금거래와 함께 가상통화의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내 은행들의 자금세탁 관련 위험도가 특별히 높다고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서도 "그렇다고 남다른 보안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도 힘든 만큼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든 국내외 불법 조직의 타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