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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ELS 마진콜…증권사 '유동성 쇼크' 핵뇌관되나


입력 2020.03.24 05:00 수정 2020.03.23 17:33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증권사 ELS 잔액 48조원, 주요국 증시 급락하며 부담 가중

대형증권사 1조원대 마진콜 발생, 가격변동 리스크 떠안아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지수연동형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증거금 납부(마진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데일리안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지수연동형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증거금 납부(마진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데일리안

최근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지수연동형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증거금 납부(마진콜)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담보유지비율을 맞추기 위한 추가 마진콜 요구에 대해 국내 증권사가 대응하지 못하면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반대매매를 당하며 손실이 확정된다. 사실상 글로벌 주식시장이 낙폭을 거듭할수록 증권사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매각해 추가담보제출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의 유동성이 갈수록 고갈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세계 주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잔액은 48조원에 육박한다. 코스피200지수를 포함해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홍콩H, 일본 닛케이225, 유로스톡스50, 독일 닥스 등 주요국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기 때문에 주요국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증권사들은 ELS를 운용할때 자체 헤지를 하는데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마진콜이 발생하며 증권사가 손실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주가지수가 연일 급락하는 장세에서는 연속해서 발생하는 마진콜에 대한 추가담보 제출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하는 만큼 증권사들이 가격 변동 리스크를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증권사들의 마진콜 규모가 각 사별로 1조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과 같은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증권사이 1조원대 마진콜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최대 2000억원의 추가 증거금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ELS의 기초자산인 주요국 주가지수 낙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한달간 세계 주요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대 30% 이상 급락했다. S&P500지수가 지난 20일 기준대비 31% 하락했고, 유로스톡스50도 한달전 보다 30% 이상 빠졌다. 닛케이225 -29.2%, 코스피200 -27%가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향후 주요국 증시들의 하락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주요국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추가 마진콜로 인한 증권사들의 유동성 우려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증권사들은 ELS 자체 헤지를 위해 단기자금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추가 마진콜 자금을 메워야하는 만큼 증권사들의 경영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가 녹인 배리어에 도달해 투자자의 손실로 전이되지 않는 이상 증권사들이 마진콜을 채워서 거래상대방의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을 막아야한다"며 "만약 마진콜을 채우지 못해 손실이 대규모로 확정되면 그 이후에도 가격변동 리스크를 떠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금융위원회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6개 증권사와 기업어음(CP) 긴급 회의를 개최해 유동성 지원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와 CP관련 긴급 회의를 연 것은 마진콜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증권사가 보유한 CP 등 단기채권 물량이 대거 나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단기채권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며 채권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시장 왜곡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주요국 시장이 크게 하락한 경우에도 증권사의 증거금 증가가 대규모 손실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거금이 늘어난다고 반드시 유동성 리스크로 번지지 않는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주요국 시장이 크게 하락한 경우 증권사의 증거금은 크게 증가했지만 대규모 손실로 연결되지 않았다"며 "2015년 3분기에 H지수 급락, 2018년 1분기에 H지수 변동성확대, 2018년 4분기에 무역분쟁 우려에 따른 주요국지수 급락 시점의 증거금 추이와 손익을 확인하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당시에 삼성증권은 2015년 3분기와 2018년 1분기에 증거금이 증가했고,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증거금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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