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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총-유통②] 국민연금 5%룰 완화에 임원보수‧사외이사 선임 고심


입력 2020.02.29 06:00 수정 2020.02.28 22:12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오프라인 기반 유통 대기업 지난해 실적 부진…임원보수‧배당 확대 쉽지 않을 듯

국민연금, 작년 신세계‧농심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 올해도 부담되긴 마찬가지

지난해 3월 15일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진행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준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농심 지난해 3월 15일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진행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준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농심

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유통업계가 국민연금공단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근 주요 상장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임원보수한도부터 등기임원 선임, 배당금 등 주요 안건에 국민연금의 입김이 얼마나 작용할지에 대해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5% 룰(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 완화 방안이 시행된다. 5% 룰은 특정 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경우, 보유 현황 및 목적 등을 자세히 보고해야 하는 제도다.


국민연금은 지난 7일 기업 56곳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배당이나 지배구조 개선에 관여할 수 있는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일반 투자'는 배당 및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해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더라도 이를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보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국민연금으로서는 잦은 공시 부담은 줄이면서도 일정 부분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셈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기업은 신세계(14.1%), 휠라홀딩스(12.96%), 이마트(12.74%), CJ제일제당(12.56%), 호텔신라(12.54%), 현대백화점(12.49%), KT&G(11.21%), CJ(8.48%), 오리온(8.07%), LG생활건강(7.85%), 하이트진로(7.59%), 아모레퍼시픽(7.53%), CJ대한통운(7.11%), 롯데쇼핑(6.1%), GS리테일(5.02%) 등 15곳이다.


이중 이마트,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 대기업의 경우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이마트, 롯데쇼핑 등 주총에서 경영성과 대비 임원보수한도가 높다는 지적을 제기한 바 있다.


주로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주로 오프라인 매장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통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온라인 시장 성장과 각종 규제,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이슈까지 겹치면서 올해 주총에서는 임원보수한도를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7명의 보수한도 총액으로 100억원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승인했다. 올해 임원보수한도 총액도 지난해와 동일한 100억원으로 상정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임원보수한도로 110억원을 승인했다. 올해 주총 안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국민연금이 배당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1000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률은 1.2%로 배당금 총액은 223억2318만6000원이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보통주 1주당 900원으로 배당률은 1.0%, 배당금 총액은 203억146만7400원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배당률은 0.2%p 늘었다.


이외 각 사별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에 대한 반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주총 당시 국민연금은 신세계와 농심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 안에 대해 이해관계가 얽힌 곳에 근무한 전력이 있어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주총에서는 결국 두 회사의 안건이 모두 통과됐지만, 주총 전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의사에 대해 기업들의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한편 신세계, 현대백화점, CJ, 오리온 등은 내달 열릴 예정인 주총에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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