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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조국 사태 될라'…與, 영입 인재 '미투' 의혹에 '선 긋기' 모드


입력 2020.01.28 13:00 수정 2020.01.28 13:04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與인재 원종건씨, '미투' 의혹에 기자회견 열어

"의혹 사실 아니지만 영입 인재 자격 반납하겠다"

민주당 "알았으면 했겠냐…사적 영역" 일축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호 인재영입인 원종건 씨가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호 인재영입인 원종건 씨가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호 영입 인재인 원종건씨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 원씨의 사퇴 약속을 받은 민주당은 추가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원종건 "올라온 내용 사실 아냐, 분별 없이 살지 않았다"
기습 기자회견 뒤 취재진 피해 뒷문으로 급히 빠져나가


원씨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며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관련된 논란 내용만으로 당에 누를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라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던 청춘이지만 분별 없이 살지 않았다"며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원씨에게 데이트 폭력 및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의 미투 폭로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원씨는 이 글이 논란이 되자 이날 기자회견 전까지 언론과 일절 접촉하지 않다 기습적으로 회견을 열었다. 그는 글 내용 중 어떤 부분이 거짓이라는 것인지를 수 차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전혀 답하지 않았다. 이후 취재진이 대기하는 입구를 피해 후문으로 급히 빠져 나갔다.



원씨는 '미투' 의혹 제기 글이 논란이 되자 28일 기자회견 전까지 언론과 일절 접촉하지 않다 이날 기습적으로 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에서 급하게 빠져나갔다. 그는 글 내용 중 어떤 부분이 거짓이라는 것인지를 수 차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전혀 답하지 않았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원씨는 '미투' 의혹 제기 글이 논란이 되자 28일 기자회견 전까지 언론과 일절 접촉하지 않다 이날 기습적으로 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에서 급하게 빠져나갔다. 그는 글 내용 중 어떤 부분이 거짓이라는 것인지를 수 차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전혀 답하지 않았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은 재빠른 '선 긋기'…"사전에 알았으면 했겠냐"
당 차원 유감표명 질문엔 "한쪽 입장만 들을 수 없어"


원씨를 2호 인재로 영입했던 민주당은 재빠른 '선 긋기'에 들어갔다. 전날밤 늦게까지 원씨와 상의한 끝에 영입인재 자격 반납을 결정했지만, 추후 대응 대응 방안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그 영역까지 우리가 검증할 수 있는지를 미리 염두에 두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검증단계에서 인지했느냐는 질문에 "사전에 알았으면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원씨가 '사실관계를 부인했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하자 "공적인 신분을 내려놨으므로 그 부분은 차차 해결하거나 양해를 구하거나 하는 사적인 영역"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영역을 내려놨으므로 사적인 영역에서 과거 여자친구에게 사과하거나 그럴 영역으로 되돌아간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공식 브리핑 등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당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당 차원에서의 추가 조사 및 입장 표명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나 여러 관련된 내용을 확인해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사무총장과 상의했고 총장 차원에서 준비하지 않을까 한다. 당대표와 최고위원회의에 추후 보고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원씨의 소명 내용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순 없다"며 "원씨 본인이 피해 당사자로 추정되는 사람과의 대화 내용이 있었던 것 같다. 인재영입팀에 대화내용을 보여주며 사실 관계와 다르다고 소명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당 차원의 사과나 유감표명이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그건 이후에 (결정할 것)"이라며 "어느 한쪽의 일방적 입장만 들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중권 "이 친구 제2의 조국, 당에서 각별히 모셔라"
"완벽하다. 떠나는 순간까지 조국 2세"


한편 '조국 사태'를 계기로 친문 진영 저격수로 나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원씨의 기자회견에 대해 "완벽하다. 떠나는 순간까지 조국 2세다"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앞서 원씨 관련 '미투' 의혹이 터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종건의 영입철회에 반대한다"며 "입으로는 페미니즘 외치며 몸으로는 여성험여와 데이트 강간. 이 위선이야말로 지난 몇 달간 당정청과 그 지지자들이 목숨 걸고 수호해온 민주당의 핵심 가치 아니냐"고 일갈한 바 있다.


그는 "'솔직히 너희 중에서 위선 안 떨어본 놈 나와 봐. 세상에 한 줌의 위선 없이 깨끗한 놈 잇어?' 이게 민주당의 철학이잖냐"며 "게다가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지 않느냐. 이 친구 제2의 조국, 조국 주니어다. 당에서 각별히 모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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