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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벨라스케즈, UFC 헤비급의 호나우두?

  • [데일리안] 입력 2019.12.29 20:19
  • 수정 2019.12.29 20:20
  •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특급 재능에도 부상으로 전성기 짧게 누리고 퇴장

아쉽게도 호나우두의 전성기는 짧았다. ⓒ 연합뉴스아쉽게도 호나우두의 전성기는 짧았다. ⓒ 연합뉴스

축구계 역대 최고를 꼽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답변이 나올 수 있겠지만, 대부분 부정하지 못하는 이른바 3대장의 이름이 있다.

펠레(1940년생·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1960년생·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1987년생·아르헨티나)가 바로 그들이다. 국내 축구팬들로부터 이른바 ‘펠마메’로 불리는 이들은 시대의 지배자들로서 확고한 황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더불어 그들만큼은 아니지만 프란츠 베켄바우어, 요한 크루이프, 게르트 뮐러, 파울로 로시, 마르코 반 바스텐, 지네딘 지단 등이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로 지금까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메시만 아니었다면 현 시대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또한 뮐러, 반 바스텐 등과 비견될만한 골잡이로 기억될 것이 확실하다.

아쉬운 이름이 하나있다. 다름 아닌 ‘펠레의 재림’으로 불렸던 호나우두(브라질)다. 183cm의 탄탄한 체격에도 누구보다 빠르게 그라운드를 내달렸고 유연하고 화려한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농락했다.

발재간과 슈팅 테크닉 또한 탁월해 그가 가속을 올리면 상대팀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알고도 막지 못했던 선수라 수많은 팬들과 언론에서는 ‘제2의 펠레’가 등장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FIFA 월드컵 우승 2회 및 월드컵 골든볼, 실버볼, 코파 아메리카 MVP, 발롱도르 2회 수상 및 FIFA 올해의 선수 3회 선정 등 90년대 중후반 축구계의 1인자로 명성을 떨쳤다.

영국의 축구지도자 바비 롭슨은 “호나우두가 곧 전술이다”는 말을 남겼으며, 자존심 강한 마라도나 또한 호나우두에게는 예외적으로 “그의 부상이 없었더라면, 그는 역사상 최고가 됐을 것”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외 수많은 축구계 레전드와 관계자들이 그를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아쉽게도 호나우두의 전성기는 짧았다. 폭발적인 플레이 스타일 탓에 각종 부상에 시달리먀 하락세를 탔다. 물론 현역 활동 기간 눈부신 수상 실적과 기록을 남겼지만 역대 최고를 기대하는 팬들 입장에서는 아쉽기만 했다. 호나우두는 펠레, 마라도나와 경쟁해야 될 선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부상은 선수 커리어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펠레,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알렉산더 카렐린, 펠릭스 사본 등 각 종목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들 역시 눈부신 전성기 못지않게 롱런할 수 있어 최고로 평가받았다. 호나우두는 ‘전성기만큼은 세계 최고였는데…’라며 전성기라는 단어가 붙어야 되는 아쉬운 전설이 되고 말았다.

‘UFC 헤비급의 호나우두‘ 벨라스케즈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단체 UFC 헤비급에서 그런 인물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파이터가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7·미국)다. ‘70억분의 1’로 불리며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의 전설을 이어받을 유일한 인물로 평가받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롱런에 실패했다.

전성기 벨라스케즈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함 그 자체였다. 체급 대비 신장(185cm)은 크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골격이 뛰어난 장사형 체격의 소유자로 운동능력, 맷집, 체력 등을 앞세워 쉴 새 없이 상대를 압박했다. 경기가 시작되면 물러서는 법 없이 거칠게 밀어붙이며 결국은 질리게 만들었다.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면 포지션 지키기에 집중하는 대다수 파이터들과 달리 벨라스케즈는 시종일관 공격으로 몰아붙였다. 완전히 넘어뜨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틈만 있으면 파운딩을 퍼부었다. 밸런스가 워낙 뛰어나 공격적으로 나가면서도 반격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고 여차하면 넘어뜨리기를 반복했다. 상대 입장에서는 도무지 쉴 틈이 없어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벨라스케즈는 완전히 자세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도 과감하게 파운딩을 날려댔다.

통산 14승 중 12번을 넉아웃(86%)으로 장식하고 1라운드에서 경기를 마무리한 횟수가 9번에 달할 만큼 상위에서의 압박은 공포 그 자체였다. 맷집과 체력까지 뛰어나 어설프게 카운터를 노리거나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전략도 의미가 없었다. 한창 때 벨라스케즈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괴물이었다.

몸이 망가진 벨라스케즈는 UFC를 은퇴하고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에서 새로운 활동을 하고 있다. ⓒ 뉴시스몸이 망가진 벨라스케즈는 UFC를 은퇴하고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에서 새로운 활동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그러나 축구의 호나우두가 그랬듯 벨라스케즈 역시 잦은 부상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2013년 이후 3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치며 ‘사이버 파이터’라는 비아냥거림에 시달려야했다. 통산 3패 중 2패가 이때 나왔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프란시스 은가누(33·카메룬)전에서는 1라운드 26초 만에 KO패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난타전이나 혈전이 잦은 파이터의 경우 그러한 경기가 늘어갈수록 신체적으로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맷집,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데미지가 쌓이면 버틸 수 있는 영역이 매우 좁아지게 된다.

선수별로 개인차는 있겠지만 경기 내내 치고받는 경기를 치른 이후 급격한 신체능력 하락이나 잦은 부상에 신음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벨라스케즈도 이런 유형이다. 벨라스케즈는 소속팀에서 강력한 훈련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지만 평소 훈련 패턴이 몸을 혹사시켰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5·브라질)와의 라이벌전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총 3차례 맞붙었는데 도스 산토스의 한방으로 빠르게 끝난 1차전 외 나머지 2경기는 그야말로 대혈전이 치러졌다. 승리는 두 번다 벨라스케즈가 챙겼지만 치고받으며 모두 큰 데미지를 입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두 전성기에서 내려와 전성기 위력을 상실했다. ‘서로 커리어를 깎아먹는 매치업이었다’는 말이 터져 나왔을 정도다.

몸이 망가진 벨라스케즈는 UFC를 은퇴하고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에서 새로운 활동을 하고 있다. 평소에는 과묵하고 옥타곤에서는 성난 맹수같던 벨라스케즈임을 감안했을 때 의외의 반전 행보다. 세계 최강의 사나이로 불리던 벨라스케즈에게서 비운의 축구황제가 오버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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