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경제현안 세미나 "미·중 양자 선택 보다 중견국 외교 전략 필요"
대한상의, 경제현안 세미나 "미·중 양자 선택보다 중견국 외교 전략 필요"
미·중 대결 구도에서 한국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보다는 제 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견국 외교(middle-power diplomacy)' 활성화로 비대칭적 의존성을 탈피하고 부정적 여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제목의 경영콘서트를 개최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한국경제의 도전'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安美經中)' 구도가 파괴된 상황에서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 혹은 중국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부원장은 미국과 중국 구도는 과거 '협력과 경쟁'에서 현재 '견제와 대결'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내 중국 옹호 목소리는 거의 사라진 상태이며 전략적 불신이 증가했다"고 언급한 뒤 "민주·공화, 정계·재계, 언론·학계 등에서 '중국 위협론'이 확산됐고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동조하는 세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시진핑 주석은 중국 중심의 지역과 세계질서를 만드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임을 부각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체제 구축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을 대체하는 세력으로 부상하려 한다는 것이다.
양국이 자국을 넘어 연합 및 협력 세력을 확보해 우위 경쟁에 나서면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국 혹은 중국을 선택해야 하는 압박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최 부원장은 "유럽 등 미국이나 중국 중 어느 한 국가를 선택하기 보다는 유사한 국가들(like-minded countries)간의 협력망 구축을 통해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미중 대결구도가 근본적으로는 전략적 안보문제를 둘러싼 문제라는 측면에서 인식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역시 제 3의 협력을 추구하면서 안정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 화웨이, 방위비 분담금, 북핵문제, 인도-태평양전략 등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신뢰가 많이 손상되고 중국 쪽으로 기울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반대로 중국은 사드 문제를 중심으로 한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동맹관계 복원에 치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이 미국보다는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은 탈중국을 모색하면서 새 시장 개척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덕근 서울대 교수 역시 한국 기업들이 수출입선을 다변화해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한일관계 갈등원인과 전망, 우리 기업의 대안은?' 주제발표를 통해 "미중 전쟁은 단시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출 뿐 아니라 수입선도 다변화해 문제가 생길 때 우회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기업들이 통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고, 신속하게 알리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산업 연관 단체들이 문제를 인지할 뿐 아니라 빨리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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