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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빈약한 허리진, 최강 브라질 상대로 버텨낼까


입력 2019.11.19 00:09 수정 2019.11.18 21: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약팀 상대로도 황인범 중심으로 한 중원 장악력 떨어져

브라질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정상급 팀이다. ⓒ 뉴시스 브라질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정상급 팀이다. ⓒ 뉴시스

세계적인 강호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잃는 것보다 얻을 게 더욱 많은 경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친선전을 가진다.

이번 브라질전은 단순한 평가전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월드컵 예선에서 연이은 졸전으로 흔들리고 있는 벤투호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벤투호는 유럽 강호와의 평가전을 한 차례도 소화하지 못했다. UEFA 네이션스리그, 유로2020 예선 등이 연이어 열린 데다 아시아 대륙에 속한 특성상 한국이 유럽 원정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다. 주로 북중미나 남미의 코스타리카, 파나마, 칠레, 우루과이,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을 홈으로 초청해 평가전을 치러왔다.

이번 매치업은 브라질 축구협회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어 가능했다. 브라질은 지난 16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아르헨티나전을, 한국은 14일 레바논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중동에서 베이스 캠프를 차렸는데 두 팀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

브라질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정상급 팀이다. 현재 FIFA랭킹 3위이며, 지난 여름 열린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이야말로 벤투호에서 가장 강한 상대가 될 전망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치르고 있는 벤투호는 더 나아가 3년 뒤 본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아쉬움이라면 최근 경기력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투르크메니스탄-스리랑카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후 북한-레바논과의 원정 2연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2승2무(승점8)로 여전히 H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레바논, 북한(이상 승점7), 투르크메니스탄(승점6)과의 격차가 근소하다. 쉽게 통과해야할 2차 예선부터 가시밭길을 걷자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경기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중원에 있다. 벤투 감독이 중용한 황인범, 남태희의 부진이 걱정스럽다. 남태희는 벤투호 출범 초기 매 경기 선발로 출장했지만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바 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 후 다시 벤투 감독으로부터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황인범은 남태희의 장기 부상과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로 인해 2019 AFC 아시안컵부터 꾸준하게 주전으로 나섰다. 하지만 황인범의 경기력 논란은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레바논전은 점입가경이었다. 4-1-4-1 포메이션으로 나선 레바논전에서 황인범과 남태희가 나란히 2선 중앙에 포진했다. 그 뒤를 정우영이 받치는 조합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빌드업 시 정우영이 포백 라인 부근에서 공을 받은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정우영과 2선의 황인범-남태희 간격이 크게 벌어지면서 패스 줄기가 사라졌다. 황인범과 남태희의 활동량이 현저하게 적었고, 부지런하게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려는 적극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벤투호는 중원을 거치며 원톱 황의조로 향하는 공격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결국, 공격 루트는 언제나 측면으로 국한됐다. 좌우 풀백 김진수, 이용의 무한 크로스를 반복하는 패턴은 레바논 밀집수비에 막혔다.

허리에서 확실한 장악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황인범을 교체 아웃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황인범을 이렇게 이른 시간에 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후반 18분에는 남태희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플랜 A가 실패했음을 자인한 꼴이다. 심지어 플랜B도 효과는 없었다. 황희찬, 김신욱, 이강인의 가세로 무게 중심을 공격에 뒀지만 끝내 무득점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약체 스리랑카전 대승을 제외하면 투르크메니스탄, 북한, 레바논전에서 모두 졸전을 거듭하고 있다. 브라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이유다.

물론 브라질은 코파아메리카 우승 이후 A매치 5경기 연속 승리(3무2패)가 없다. 직전에 열린 아르헨티나전에서는 0-1 패했다. 치치 감독은 킥오프 때 4-3-3으로 가동한 뒤 경기 도중 4-4-2로 변화를 꾀했지만 두 가지 전술 모두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브라질은 내년 3월부터 시작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 예선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라 한국전에 대한 중요도가 높다.

그래서 치치 감독은 이번 11월 A매치 명단에서 부상으로 빠진 네이마르를 제외하고, 유럽파 위주의 정예 멤버를 선발했다. 브라질은 포지션별로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로 채워져 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윌리안(첼시), 호베르투 피르미누(리버풀), 가브리엘 제수스(맨체스터 시티)가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중원은 루카스 파케타(AC 밀란), 아르투르 멜루(레알 마드리드), 카제미루(레알 마드리드)로 채워졌다. 아르투르와 카제미루는 소속팀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파비뉴(리버풀)는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급부상했다. 또,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로 활약할 수 있는 필리피 쿠티뉴(바이에른 뮌헨)도 버티고 있다. 브라질 미드필드진의 네임 밸류는 단연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래도 수준 차가 현격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다. 황인범, 남태희, 정우영으로 구성된 플랜A를 계속 밀고 가느냐 새로운 조합을 찾느냐의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다. 측면의 이재성을 중앙으로 돌리거나 '신예' 이강인의 파격적인 선발 기용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는 옵션이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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