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하는 공유경제] 폐쇄된 국가 한국…원인은 ‘기득권과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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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2월 06일 22:04:10
    [후퇴하는 공유경제] 폐쇄된 국가 한국…원인은 ‘기득권과 규제’
    정부, 미지근한 대책에 국내 업체는 설 자리 잃어
    우버·에어비엔비 글로벌 시장서 활개…‘대못’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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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05 13:46
    배군득 기자(lob13@dailian.co.kr)
    정부, 미지근한 대책에 국내 업체는 설 자리 잃어
    우버·에어비엔비 글로벌 시장서 활개…‘대못’은 여전


    ▲ 리얼미터가 '타다'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공유경제 개념에 기반한 혁신적인 신산업으로 육성할 가치가 있는 서비스'라는 긍정 응답이 49.1%를 차지했다. '정당한 자격 없이 택시업계에 뛰어들어 공정 경쟁을 해치는 불법 서비스'라는 부정 응답은 25.7%로 집계됐다. ⓒ뉴시스

    최근 검찰이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기소하면서 공유경제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 공유경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여전히 공유경제가 정착하기에는 척박한 환경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볼멘 소리다.

    정부에서도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모양새다. 강력한 규제와 기득권의 반발로 공유경제는 아직도 걸음마를 때지 못하는 실정이다.

    ◆글로벌 시장 못 따라가는 국내 공유사업…기득권 눈치보기 급급

    공유경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세로 굳어진지 오래됐다. 지난 2014년 150억 달러였던 글로벌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오는 2025년 3350억 달러로 수직상승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 공유경제 사업으로 떠오른 모빌리티 시장 역시 2016년 720억 달러에서 2025년 2000억 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공유경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주요 사업자들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공유사업을 하려면 ‘기득권’이라는 높은 관문을 넘어야 한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국내에서 부진한 것도 기득권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권과 정부가 기득권에 대한 눈치보기에 급급해 관련 법안을 차일피일 미룬 탓이 크다. 정부가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으로 시장을 조율하지 못하면서 혼란만 가중시키는 상황이 돼 버린 셈이다.

    역주행하는 공유경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4차 산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공유경제 플랫폼 자체가 모바일, 정보통신기술(ICT), 모빌리티와 연관성이 크다는 점에서 연쇄적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타다의 검찰 기소를 바라보는 기업들은 기득권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모빌리티 업계와 택시업계 간 입장 조율은 뒷전으로 밀린 분위기다. 정부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벤처기업협회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20개 벤처·혁신업계 단체가 속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지난 4일 성명서에서 “거미줄 규제 환경에서 힘겹게 영업하던 서비스도 위법으로 판단한다면 신산업 창업은 불가능하다”며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각종 신산업은 기존 전통산업과 기득권을 위한 규제나 사회적 합의 지체로 싹을 틔워보기도 전에 서비스를 포기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문겸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역시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정치권이나 정부가 기득권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며 “일단 신사업을 할 수 있게 한 뒤 그 이후 나오는 장단점을 규제해야지 사전적으로 신사업을 불법이라고 막으면 국내에서 창조적 공유경제는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온적인 정부 대책…관련 법안 통과는 ‘제로’ 수준

    “제도가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타다’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장과 긴밀한 소통을 토대로 관련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5일 한 특강에서 최근 검찰의 타다 기소에 대해 이같은 어조로 강하게 비판했다. 비단 공유경제를 겨냥해 작심발언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정부의 미온적인 규제 정책에 대한 쓴 소리로 풀이된다.

    정부가 규제프리즘, 규제샌드박스 등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도 공유경제 시장은 싸늘하다. 더구나 타다 기소에 대해 기업들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정부의 ‘탁상행정’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그런데 대책만 내놨을 뿐 추진 과정은 상당히 소극적이다. 특히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공유경제 관련 법안이 통과된 것은 제로 수준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는 2015년부터 공유경제 관련된 법안을 만들고 정책을 수립했는데, 제대로 시행된 부분이 없다. 2016년 2월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숙박‧차량 공유, 클라우드펀딩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공유숙박업 브랜드인 에어비앤비도 한국에서는 유독 성공사례가 드물다. 정부가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등록된 전국 1만9000여개 객실 가운데 70% 이상을 불법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법’을 들어 공유숙박업 허용을 차단했다.

    이에 대해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도시에 있는 민박집(에어비앤비 포함)이 내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영업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법안을 냈는데 이 역시 수년째 계류 상태다.

    앞서 공유택시인 우버 역시 운수사업법 규제로 일반 영업을 못하게 되면서 한국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정부가 공유경제에 대한 뚜렷한 개념 없이 정책을 남발하다 기존 숙박‧교통 업계 반발이 심해지자, 슬그머니 내려놓은 정책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은 사례로 꼽힌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공유경제 활성화와 관련해 지난해 3월 말 기준 서울, 부산, 광주, 인 천, 대구, 대전, 경기, 전북 등 8개 광역자치단체와 산하 42개 기초자치단체에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마련해 시행 중이다.

    그러나 중앙정부 차원의 법적 지원체계나 관련 법률은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공유경제 활성화는 주로 지역 내 공공부문 공유서비스 확대를 위주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김민창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은 “지역적 범위도 해당 지자체에 한정되고 있다”며 “다양한 시장 참여자 확보와 폭넓은 콘텐츠의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 지원정책 및 조례 등 지원근거 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데일리안 = 배군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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