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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110] 전영현 삼성SDI 사장, ESS 생태계 구원자로 나서다


입력 2019.10.28 06:00 수정 2019.10.28 05:42        이홍석 기자

최근 잇따른 ESS 화재 발생에 선제적·적극적 대응 나서

3년간 사업체질 변화 성과...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모색

배터리·회사 넘어 ESS·산업 선도하는 리더의 역할에 전력

최근 잇따른 ESS 화재 발생에 선제적·적극적 대응 나서
3년간 사업체질 변화 성과...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모색
배터리·회사 넘어 ESS·산업 선도하는 리더의 역할에 전력


전영현 삼성SDI 사장(가운데)이 지난 7월 1일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개최된 '창립 49주년 기념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창립 49주년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삼성SDI 전영현 삼성SDI 사장(가운데)이 지난 7월 1일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개최된 '창립 49주년 기념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창립 49주년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삼성SDI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라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모색하는 이가 있다. 배터리 문제가 아님에도 국내 ESS 생태계 복원과 산업 성장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취임 3년차를 맞은 전영현 삼성SDI 사장의 이야기다.

지난 2017년 3월 조남성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게 된 전 사장은 2014년 말부터 2년 넘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맡아온 메모리반도체 전문가다.

전 사장은 지난 2000년부터 메모리반도체 연구개발(R&D) 강화와 사업 경쟁력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1위 기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주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는 삼성SDI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배터리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의 기용이 삼성전자에서 발휘한 혁신DNA를 삼성SDI에 심는데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전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6년 삼성SDI는 연간 실적으로 매출 5조2008억원과 영업적자 9263억원을 기록했다. 그해 9월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의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고 밝혀지면서 타격을 입은 탓이다.

하지만 그가 취임한 이후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났다. 2017년 1분기 673억원의 영업적자로 시작했지만 취임 직후인 2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이후 흑자 규모를 늘려나가며 그해 1168억원의 영업흑자로 마감했다.

이듬해에는 흑자규모를 7150억원으로 늘렸고 올해도 상반기 누적으로 2761억원 흑자로 전년동기(2248억원) 수준을 넘은 상태다. ESS 화재 안전성 대책 시행으로 인한 변수가 발생하지만 않았다면 지난해보다 높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의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삼성SDI는 최근 ESS 추가 안정성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화재를 방지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을 발표했다. 이미 ESS가 구축된 사이트에 추가 적용하기 위해 회사의 비용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약 1500억~2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전망으로 4분기에 비용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전 사장의 성과는 단지 실적 수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취임 당시만해도 스마트폰 등 IT용 소형 배터리 비중이 전체 매출의 48%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던 전기차와 ESS 용 등 중대형 배터리 매출 비중은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취임 직후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전기차와 ESS용 사업 비중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헝가리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당초 계획보다 한 분기 빠른 지난 2017년 5월 준공하며 양산시기도 내년 하반기에서 같은해 2분기로 앞당긴 것도 그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었다.

중대형 고객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올해 중대형 배터리 비중은 전체 매출의 35%까지 늘어나면서 소형 배터리(42%)에 육박하는 수준이 되면서 당당한 한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는 소형 배터리가 절대적인 우위에 있지만 이러한 체질 개선을 통해 향후 중대형 배터리의 수익 창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르면 내년부터 중대형 배터리에서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3일 울산 울주군 울산사업장에서 진행된 특수소화시스템 적용 시연 행사에서 허은기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전무·전 사장 왼쪽)과 함께 기자들에게 ESS 안전성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전영현 삼성SDI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3일 울산 울주군 울산사업장에서 진행된 특수소화시스템 적용 시연 행사에서 허은기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전무·전 사장 왼쪽)과 함께 기자들에게 ESS 안전성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순풍에 돛단 배와 같이 질주하던 그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ESS화재라는 도전에 직면했음에도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모습이다.

그가 취임항 당시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2016년 9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의 여파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ESS 화재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갤노트7 배터리 이슈로 찾아온 회사의 위기를 신임 CEO로서 잘 극복해 나갔던 전 사장이 이번 이슈도 잘 해결해 새로운 기회로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이슈는 배터리 제품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님에도 국내 ESS 산업 생태계라는 대의를 위해서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회사를 넘어 시장의 위기까지 타개하겠다는 포부다.

삼성SDI는 이미 ESS 화재 발생 이후 1단계 안정성 강화 대책을 시행했고 이는 이달로 마무리된다.

대책은 회사의 배터리가 채용된 국내 전 사이트에 ▲외부 전기적 충격에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전압·전류·온도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이었다.

여기에 더해 자체 개발한 특수 소화시스템을 최근 추가로 적용하기로 한 것은 국민과 고객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보다 선제적으로 안전성 강화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그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것의 회사측의 설명이다.

예기치 않은 요인에 따른 화재 확산을 근원적으로 차단해 자칫 커질 수 있는 우려를 조기에 해소해 국내 ESS 산업의 생태계 회복을 비롯 산업과 기술 성장을 선도하는 리더의 역할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안전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으로 품질과 안전을 선제적으로 컨트롤 하기 위한 조치”라며 “그동안 이뤄진 강화 조치들로 99.9%까지 안전성이 확보됐다면 이번에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은 이를 100%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지난 2017년 5월 29일 헝가리 괴드시에서 거행된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공장 준공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운데)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지난 2017년 5월 29일 헝가리 괴드시에서 거행된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공장 준공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운데)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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