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쿠루드족(Kurd 族)’ 포기: 한미동맹에도 발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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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2월 07일 09:27:42
    미국의 ‘쿠루드족(Kurd 族)’ 포기: 한미동맹에도 발생 가능
    <박휘락의 안보백신> 나라없는 쿠루드 족의 서러움
    북핵의 고도화는 미국의 동맹공약 준수 위협
    핵우산 용어의 실종…자체적인 “플랜 B”의 준비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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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0-15 09:00
    박휘락 국민대 교수
    <박휘락의 안보백신> 나라없는 쿠루드 족의 서러움
    북핵의 고도화는 미국의 동맹공약 준수 위협
    핵우산 용어의 실종…자체적인 “플랜 B”의 준비가 절실


    ▲ ⓒ데일리안 DB

    미국의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은 2019년 10월 6일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친 직후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곧 군사작전을 진행할 것"이라며 "미군은 이에 대해 지원하지도 방해하지도 않겠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그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면서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역에 있는 50명 정도의 미군을 철수시킨다고 선언하였다. 중동에 대한 그들의 부담이 너무 많고, 유럽 국가들이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된 이유였다. 그러다가 지금은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1,000명 정도의 모든 미군을 철수하는 것으로 결정하여 이를 추진하고 있다.

    미군 철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족을 소탕하고 싶어했던 터키의 야심을 미국이 허용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따라서 터키는 바로 이들에 대한 군사작전에 착수하였다. 미국과 협력관계를 형성하여 이슬람극단주의자인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 적극 참여했던 시리아의 쿠르드(Kurd) 족은 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터키 군의 공격목표로 남겨졌고, 결국 러시아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쿠르도족에 대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채, 제3자로 구경만 하는 입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에게 그들 안보는 그들 스스로가 지켜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는데, 1969년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여 주한미군 철수 방침을 선언할 때도 미국은 자국의 안보는 자국이 책임져야한다는 유사한 내용을 강조한 적이 있다.

    나라없는 쿠루드 족의 서러움

    쿠르드 족은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러시아 등에 흩어져 거주하는 소수민족으로서, 세계적으로 3,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국가를 형성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국가로부터 배척 및 압박을 받고 있다. 터키에 약 1,500만 명이 살고 있지만, 그들 고유의 문화, 언어, 자치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란에도 약 800만 명, 이라크에는 약 5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모두 고유한 문화를 인정받지 못한 채 중앙정부로부터 박해받고 있다.

    시리아에 거주하는 쿠르드 족은 약 200만 명 정도 되는데, 이들의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는 2017년 IS의 핵심거점인 ‘락카’ 해방작전에서 혁혁한 기여를 함으로써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었다. 따라서 이들은 미국과의 협력에 그들의 운명을 걸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배신함으로써 그들 존망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19일 당시 2,000여 명에 상당한 규모의 시리아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하라고 명령했다가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임하는 등으로 저항이 많아서 1,000명 정도를 남겨두었는데, 이번에 완전히 철수시키게 된 것이다.

    최초에 미국은 한꺼번에 1,000명을 철수하고자 하지 않았다. 쿠르드족과 터키의 국경에 미국의 인계철선(trip wire) 성격으로 배치되어 있던 50명 정도의 특전부대 요원들만 우선 철수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터키가 신속하게 군사작전을 전개하여 나머지 1,000명의 안전이 위태롭게 되자 전체 병력을 철수한다는 명령을 하달하였던 던 것이다. 이를 보면 미국은 자신의 군대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그들 군대를 철수시키거나 다른 국가와의 약속을 번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 안보공약의 확고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핵의 고도화는 미국의 동맹공약 준수 위협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수준은 미국의 안보공약 준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한은 현재 수소폭탄을 포함하여 20-60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을 발사하여 미국본토에 대한 잠재적 공격능력을 과시하였다. 또한 북한은 잠수함을 통한 미사일 발사 능력 향상에도 진력하여 2019년 7월 23일 3개의 미사일 발사대 설치가 가능한 3,000톤급의 신형 잠수함 사진도 공개하였고, 2019년 10월 2일 신형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에도 성공하였다. 북한은 대륙간탄도탄의 잠재력을 가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여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잠수함에 핵무기를 싣고 미 본토에 몰래 접근하여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협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그들 도시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고, 한국을 위해 그들 본토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감수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을 준수하여 개입하겠다고 할 경우 북한은 미국의 어느 도시를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다. 당연히 미국은 그들의 막강한 핵전력으로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겠지만, 북한이 자신은 초토화되더라도 미국의 워싱턴에 핵공격을 가하겠다고 협박할 경우 미국이 물러서지 않을 수 없다. 미국 국민들에게는 북한을 초토화시켜봐야 돌아오는 것이 아무 것도 없지만, 워싱턴에 핵공격이 가해지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상실하는 심각한 위협일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950년대 프랑스가 자체 핵무기를 개발한 것도 미국이 워싱턴을 위험하게 만들면서까지 파리를 보호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리아의 쿠르드족 지원이라는 치명적이지 않는 위험도 자신의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하여 철수한 미국이 한국의 서울을 방어해주고자 워싱턴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위험성을 감수하기는 어렵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미국은 처음에는 50명 정도의 특전부대만 우선 철수한다고결정하였다가 시리아에서 터키 군대의 진격으로 그들 군대의 안전이 위험해지자 1,000명 모두를 철수하는 결정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기습공격으로 서울을 점령한 후 평택 미군기지를 위협하면서 그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할 경우 미국은 한반도에 있는 모든 미군을 철수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많다. 즉 현재 주한미군이 존재한다고 하여 미국의 안보공약이 어떤 경우에도 지켜질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핵우산 용어의 실종

    실제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이후부터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의식은 점점 낮아져왔고, 냉전시대부터 한국에게 약속해온 ‘핵우산(nuclear umbrella)’이란 용어를 최근에 드물게 언급할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동맹공약 약속에서 삭제하고 있다. 미국은 2018년 양국 국방장관 간의 안보협의회의(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 공동성명에서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핵우산’이라는 용어를 ‘핵능력(nuclear capabilities)’으로 전환한 것이다. “핵우산”이라는 용어는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국의 대규모 핵전력으로 대신 응징보복하겠다는 미국의 대한국 안보공약을 상징하는 말인데, 이것이 사라진 것이다.

    자세하게 설명하면, 2017년 한미 국방장관 간 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을 보면 “미합중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되어 있다. ‘핵우산’이라는 용어가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2018년 공동성명에서는 “미합중국의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하여 ‘핵우산’ 대신에 ‘핵능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핵우산’이라는 중요한 용어를 제외함으로서 유사시 미국이 핵보복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회피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확보한 것이다.

    나아가 미국은 원래 한국 정부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요구에 부정적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워낙 적극적으로 요구하자 마지못해 합의해줬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연기를 요청하자 즉각 동의하였고, 박근혜 정부가 한국이 이를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는 등의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연기할 것을 요청하자 그것도 바로 수용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은 한국이 요구하는 한국군 대장으로 한미연합사령관을 임명하는 방안에 동의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는데, 이것 역시 한반도 방어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감소시키려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자체적인 “플랜 B”의 준비가 절실

    1973년 파리 평화회담에서 미국은 휴전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남베트남과 동맹조약을 체결하면서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공격할 경우 미군을 즉각 투입하여 남베트남을 방어해줄 것으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1975년 북베트남이 대규모 공격을 가하여 남베트남이 멸망할 때까지 미군은 전개되지 않았다. 당시 남베트남의 지도자가 미국을 믿는 것이 잘못이라면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2019년 10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쿠르드족 포기는 미국의 신뢰성을 다시 한번 의심하게 만들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약속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 지를 입증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도 원래 미국은 1,000명 모두를 철수한다는 계획은 아니었다. 그러나 터키의 공격으로 이들의 안전이 위험해지자 모두를 철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만약 북한이 기습공격으로 남한의 상당한 지역을 장악한 상태에서 미군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격퇴하기보다는 그들 군대부터 안전한 지역으로 소개한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한국은 자신의 힘만으로 북한의 공격을 격퇴해야 한다.

    한국의 입장에서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고, 이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해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항상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안보는 1%의 가능성에도 대비하여 만전을 기해야하는 사안이기 때문이고, 과거의 사례나 최근의 사태를 보면 미국의 믿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격을 받거나 정복을 당하고 나서 미국을 원망해봐야 소용없다. 우리의 살길을 우리가 찾아야 한다.

    이제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협상도 추진해 나가면서도 그것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다양한 “플랜 B”도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이제 한국은 미국이 안보공약을 준수하지 않을 상황까지도 대비하여 자체적인 북핵 억제 및 방어책, 즉 “플랜C”까지도 준비하여야 한다.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자체적인 핵무기 개발도 불사한다는 각오를 가져야할 수도 있다. 더욱 다양하면서도 실질적인 “플랜 B”와 “플랜C”를 만들고,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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