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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원정 질문에 원론적 답변만…벤투의 진짜 속내


입력 2019.10.01 09:03 수정 2019.10.02 06:27        축구회관 = 김평호 기자

평양 원정 관련 이동 방법 등 정해진 것 없어

10일 스리랑카전부터 집중하겠다는 입장

평양 원정을 앞두고 벤투 감독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평양 원정을 앞두고 벤투 감독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스리랑카전부터 잘 치르겠다.”

내달 평양 원정을 앞두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북한과의 경기에 앞서 펼쳐지는 스리랑카전에 우선은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달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경기에 나설 명단 25명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스리랑카와 홈경기를 벌이며 15일에는 평양으로 북한 원정을 떠난다.

지난 10일 2차 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서 2-0으로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스리랑카와 북한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내달 15일 평양에서 펼쳐지는 북한과의 2차 예선 3차전 경기다. 애초 북한과 한 조에 묶인 것부터 대표팀의 29년 만에 평양 방문 여부를 놓고 계속해서 관심이 쏟아졌다.

북한 측의 미온적인 태도 속 우여곡절 끝에 예정대로 평양 원정길에 오르게 된 대표팀이지만 이동 경로 및 일정 등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 이날 축구협회가 공개한 10월 대표팀 일정에도 ‘북한 이동 일정 미정’이라 적혀 있었다.

최상의 경기력으로 승점 3을 확보해야 되는 사령탑 입장에서도 아직 이동 경로와 훈련 장소 등 정해진 것이 없어 답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남북한 간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됐겠지만 외국인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단 벤투 감독은 북한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보단 대표팀이 치러야 되는 많은 경기 가운데 일부로 인식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북한전에 앞서 경기가 하나 더 있다. 첫 번째를 치르고 두 번째 경기가 있다”며 “일단 스리랑카전을 잘 치러야 두 번째 경기가 있다. 스리랑카부터 집중해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평양 원정 준비 상황 관련 질문에는 “이동 뿐 아니라 잔디 등 모든 발생 변수에 대해 행정 파트서 모든 안을 마련해 놓고 대응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동수단이나 현지 적응 부분 등에서 안을 가지고 대비하고 있다”며 “첫 경기를 잘 치르고 2번째 경기를 하는 데 있어 어떤 안이 가장 좋은지는 소집 뒤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결정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종잡을 수 없는 북한의 행보로 경기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종잡을 수 없는 북한의 행보로 경기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만원 관중이 예상되는 김일성경기장의 응원 부담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라면 만원 관중 앞에서 축구를 하길 원한다. 부담 된다고 빈 경기장에서 하는 것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며 “관중들이 많이 오는 것은 선수들을 보러 오는 것이고 더욱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좋은 모습을 보일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랑만 경기를 하는 게 아니라 스리랑카도 같이 분석을 진행한다. 스리랑카와 북한이 다른 유형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한다. 이들이 우리 팀을 상대할 때 각각 어떻게 나오고 어떻게 대응할건지를 고민하고 있다. 일단 첫 경기부터 잘하고 북한전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으로 북한전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지만 벤투 감독은 의연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외국인이지만 한국 국민들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최대한 경기에만 집중해서 승점을 따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 경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럴 수 없는 것이 있다. 통제 할 수 없는 부분들은 너무 신경 쓰고 스트레스 받아봤자 변하는 게 없다.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단 바꿀 수 있는 부분들을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벤투 감독의 속은 알 수 없다. 겉으로는 의연해보이지만 분명 북한과의 경기에 쏠리는 국민적 관심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종잡을 수 없는 북한의 행보로 경기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벤투 감독이 여러 악재 속에서도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 승점 3을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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