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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형준 "중도층, 한국당에 매력 못 느껴…통합 안하면 공멸"


입력 2019.09.16 03:00 수정 2019.09.16 05:57        송오미 기자

야권의 대표적인 전략가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

"조국 임명 강행 文대통령,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치하겠다는 것

분열된 야권 제어할 수 있다고 판단…보수통합 필요성 강해져"

야권의 대표적인 전략가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
"조국 임명 강행 文대통령,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치하겠다는 것
분열된 야권 제어할 수 있다고 판단…보수통합 필요성 강해져"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전체가 아닌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공학적 판단을 한 것이다. 지금 야권 전체가 분열돼 있기 때문에 야권의 투쟁력·응집력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인해 중도보수 야권 통합의 명분과 필요성은 더욱 강해졌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날(9일) 여의도 모처에서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를 만났다.

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등을 두루 역임하고 JTBC '썰전'에서 차분한 어조로 논리적인 입담을 뽐낸 박 교수는 현재 야권의 대표적인 이론가·전략가로 꼽힌다. 최근에는 박 교수가 이끌고 있는 플랫폼 자유와 공화 주최로 '위기의 대한민국과 보수의 성찰(8월 20일)', '야권통합과 혁신의 비전(8월 27일)'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보수대통합을 위한 논의의 장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박 교수는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강행과 관련해 "지금 나라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굉장히 많은데 정쟁적 요소가 가득한 '조국 정국'이 12월까지 계속 될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은) 거래비용이 엄청나게 높은 정치를 하고 있다.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조 장관 임명 강행은) 선거법 개정과 사법개혁안 등도 연말에 밀어붙이겠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청와대의 수사 개입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정치 검찰'이라고 비판하는 등 정부·여당과 검찰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박 교수는 "지난 2년간 적폐청산 과정에서 검찰을 제일 많이 활용했던 게 이 정권"이라면서 "그 공을 인정해서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만들었는데,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겠다고 하니까 벌떼같이 검찰을 공격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정의'고, 자신들을 공격하는 세력은 '불의'라는 이분법적 사고 하에선 정치는 전부 정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도층, 탄핵 후 내부 개혁 실패한 한국당에 마음 안 줘
그래서 정부·여당 실정에도 한국당 지지율 안 오르는 것
'이해관계·감정의 골' 때문에 통합 못하면 다 같이 공멸"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은 지난 8월 초 중순까지만 해도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친일·반일 프레임'에 갇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다가, 지난달 9일 조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대여 공세가 탄력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조 장관 임명까지 '조국 정국'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조국 호재'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조사해 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9.2%였다.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조 후보자 지명 직적인 지난달 5일부터 7일까지 조사해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29.6%였으니, 한 달 전에 비해 오히려 소폭 하락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박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당 스스로 혁신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중도층은 한국당에 매력을 못 느끼고 마음을 안 주는 것"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도보수층의 마음을 얻으려면 야권 통합을 통해 혁신을 해야 한다"며 확장성을 가지는 보수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교수는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이해관계의 차이 ▲탄핵 과정에서 생긴 감정의 골 등을 꼽으며 통합을 위해선 정치공학에 앞서 국가적 대의를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정을 거듭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세력을 만들라'는 이 시대의 국민적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면서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나 감정 때문에 보수통합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다 같이 공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보수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다 같이 힘을 모아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대선주자들이 '통합은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통합은 불가능하다"면서 "통합을 서로에게 기회와 자원이 되는 계기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대안찾기' 토론회에서도 "지난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 이유는 이명박·박근혜·손학규 등 대선 주자들이 한 링 위에 올라가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파이를 키워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보수 야권 대선주자들은) 다 부실기업들이다. 이 사실을 인지 못하고 '내가 제일 똑똑하다. 내 중심으로 통합을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으며 성공적인 통합 실현을 위한 권력 공유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보수 궤멸 직전 근본적 원인은 과거 3번의 공천 파동
16년 공천 제대로 했다면 총선 이기고 朴탄핵 안됐을 것
밀실·보스 공천 배제해야 통합·총선 승리 이룰 수 있어"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 교수는 현재 보수 궤멸 직전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을 과거 3번의 공천 파동으로 꼽으며, 성공적인 보수통합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혁신 공천'을 꼭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보수가 전체적으로 분열되고 지지부진한 것은 지난 2008년(18대 총선)·2012년(19대 총선)·2016년(20대 총선) 3번의 공천 파동의 결과"라면서 "밀실·줄서기 공천이 이뤄져 내부 분열이 굉장히 심했다. 특히 2016년 공천을 제대로 해서 총선에서 지지 않았다면 탄핵도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6년 공천 파동의 후유증은 상당했다. 새누리당이 4·13 총선에서 참패한 후 언론에선 진보·보수를 떠나 '국민은 다 아는데 새누리만 모른다는 참패 책임자들(조선일보)', '새누리당 친박 행태, 더는 눈뜨고 못볼 지경이다(매일경제)', '최경환·윤상현 녹취록으로 드러난 친박의 공천 농단 실상(경향신문)' 등의 비판 사설을 쏟아냈다.

박 교수는 혁신 공천과 관련해 "기존의 지분 나누기·밀실·보스 공천 등을 배제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공천심사위원장을 공명정대한 사람으로 앉혀야 한다. 이는 통합과 내년 총선 승리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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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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