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에게 듣는다·中] 유기준 "조국 위선에 추석 민심은 참담"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0월 24일 10:15:23
    [중진에게 듣는다·中] 유기준 "조국 위선에 추석 민심은 참담"
    부산 '반문'…자라나고 살아온 유기준도 놀랐다
    "송상현광장에 사람들 그렇게 몰린 것 처음 봤다
    文대통령, '추석 민심'이 두렵긴 두려웠던 모양"
    기사본문
    등록 : 2019-09-14 03: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부산 '반문'…자라나고 살아온 유기준도 놀랐다
    "송상현광장에 사람들 그렇게 몰린 것 처음 봤다
    文대통령, '추석 민심'이 두렵긴 두려웠던 모양"


    ▲ 부산을 대표하는 4선 중진으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대변인,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유기준 의원이 추석 명절을 맞이해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장관 임명강행을 놓고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의 연고지인 부산·울산·경남의 '추석 차례상 민심'이 심상치 않다.

    부산 4선 중진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추석을 맞이해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46만 명이 학자금 대출로 학업을 이어가며 알바(아르바이트)로 청춘을 보내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며 "고통받는 청년들을 둔 부모가 조국이 되지 못했으니, 추석 때 모여서 조국 가족의 반칙과 위선을 이야기하며 어떤 감정이었겠느냐. 참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의원은 "기자간담회와 청문회에서 유체이탈식 '모르쇠'로 의혹 해소는 커녕 더 많은 의구심을 갖게 했고, 편법·위법에 대한 책임마저 저버리는 모습에 국민들 사이에선 이미 후안무치한 인격의 소유자로 자리매김했다"며 "'셀프해명쇼'와 청문회를 마치자마자 후다닥 임명을 서둘러 한 것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도 추석 민심이 두렵긴 두려웠던 모양"이라고 조소했다.

    부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오며 자라난 유 의원은 서울대 법대에 78학번으로 입학했다. 윤석열 검찰총장(79학번)의 한 학번 선배이며, 조국 법무장관(82학번)에겐 네 학번 선배가 된다.

    사법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고서도 학창 시절 반(反)유신 투쟁 전력으로 탄압받아 판·검사 임용에 어려움을 겪은 유 의원은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 부산에서 해상법 전문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처럼 부산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유 의원조차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당시엔 후보자)을 규탄하기 위해 열린 장외집회를 겪으며, 송상현광장에 그토록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처음 봤다고 했다.

    유 의원은 "큰 도로 사이 중간에 있는 광장인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몰려 끝까지 가득찬 것은 처음 봤다. (부산에서는) 10만 명 이상이 왔다는 말이 들린다"며 "아무리 동원하려 해도 동원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문재인정권을 향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부·울·경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文대통령, 한 번도 경험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
    작년과 달리 올 추석엔 '끌어내려라' 하시더라
    '조국파면 부산연대' 상당한 정치적 의미 있다"


    ▲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당시) 규탄집회에서 황교안 대표의 왼쪽(사진 기준)에 앉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역민의 불만이 경고의 목소리로 표출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마침내 조 장관을 임명강행하고 말았다. 유기준 의원은 이 때문에 올해 추석 명절에 분노가 폭발하고 만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했다.

    유 의원은 "이번 추석에 국민들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며 "20대 청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개천에서 용이 되긴 틀렸구나, 붕어·가재·개구리로 살아야 하는구나' 실망감을 맛봤고, 부모 세대인 50대는 '왜 나는 아이들에게 저런 스펙을 맞춰주지 못했는가' 좌절감을 느꼈다. 조국 장관과 그 가족들이 청년 세대와 부모 세대에게 모두 염장을 지른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추석엔 '너희들 좀 잘해라''야당이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씀이었는데, 올해는 농도가 진해졌다"며 "'장사도 안되고 먹고살기 어려운데, 왜 그렇게 세금·건보료를 올려대느냐. 끌어내려라' 이런 말씀까지 하는 것을 보면 민심 이반이 심각하더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세종대왕은 '백성은 무엇보다도 밥을 하늘로 여긴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 시장에 나가서 지역주민들을 만나보면 '경제가 어렵고 벌이도 시원찮은데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라며 "말그대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것 같다"고 한탄했다.

    데일리안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한국당 부산시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오는 1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 파면 부산연대'를 결성한다. '조국 파면 국민연대'의 횃불이 부산에서부터 타오르는 형태다.

    이와 관련, 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의 정치적 고향이 부산인데, 부산에서부터 이런 움직임이 시작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PK의 민심 이반이 심각하고, 부산 민심이 조국을 더 이상 법무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국 파면 부산연대'가 시작될 수 있었다고 본다"고 짚어냈다.

    아울러 "조국 임명강행 이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도 찬성보다 반대가 높은 형태로 고착되는 조짐이 보인다"며 "어쩌면 조국 법무장관의 임명강행 사태는 현 정권이 앞으로 예전의 지지율을 회복할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드는 일종의 변곡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부산·울산·경남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불만의 추석'이 찾아오고 있는데도, 정권을 향한 불만 심리가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세로 흡수되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전직 당대표 등 당내 일각은 이를 노려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 등을 공격하고 있기도 하다.

    유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 시절에는) 정당 지지율이 10% 초반대까지 기록했는데,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30% 전후니까 상당히 올라간 것"이라며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을 녹여내 한국당이 대안정당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튼튼한 안보와 경제가 한국당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필요하겠다"고 진단했다.

    내년 총선 3대 요소 '인물·구도·바람' 관련해
    "신진 인사 대거 영입해야…강세 지역 집중공천
    분열해 있으면 안돼…'반문 빅텐트' 규합해내야"


    ▲ 부산을 대표하는 4선 중진으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대변인,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유기준 의원이 추석 명절을 맞이해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기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선거의 3대 요소'인 인물·구도·바람과 관련해, 인물은 공천혁신을 통한 신진 인재 영입을 통해, 구도는 보수대통합을 통해 돌파할 것을 제안했다.

    유 의원은 "한국당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을 하면서 국민이 바라는 새 피 수혈, 새로운 인재 영입에 소홀했다"며 "21대 총선 공천에서는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인물 수혈에 주력해서, 정체된 당 분위기도 바꾸고 국민에게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이면 문재인정권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종래 잘됐던 공천의 사례를 보면 우세 지역에 신진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며 "야당이 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당선가능성을 위주로 공천하되, 한국당 강세 지역에는 신진 영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도'와 관련해서는 "문재인정부로 바꿨는데 막상 해보니까 경제·안보에서 도저히 점수를 줄 수 없고, 힘든 상황만 반복되다보니 국민의 선택이 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분열해 있으면 (국민의 선택을) 우리가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황 대표도 보수대통합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수대통합은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다"라며 "외부에서 보면 보수가 분열돼 있으니, 문재인정권의 실정에 '이래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는 '반문 빅텐트'를 만들어 보수 성향의 많은 사람들을 규합해낸다면 내년 총선은 물론 대선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국면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당을 지켜왔던 대표적 중진의원이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논쟁이 벌어져 보수통합을 저해하고 오히려 보수분열을 야기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시간이 지나면 정치사에 어떤 형태로든 정확히 기록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부분도 중요한 것이라 본다"면서도 "우리가 이전의 일만 논하고 있는 것을 고통받는 국민들이 바라겠느냐. 반문연대로 모여 국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정권부터 바꿔보자"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 탄핵을 논하고 있기에는 경제·안보 등 모든 면에서 국민의 고통이 너무 심하지 않느냐"며 "거기 (탄핵 논란)에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쏟으면 다른 큰일을 못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하더라도 정리할테니까, 잠시 놔두고 고통받는 국민의 상황을 타개하는데 힘을 모으자고 한다면 누가 반대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통합 과정에서 '○○○만은 절대 안된다''△△△는 빼고 하자' 등의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을 향해서도 "여유가 있을 때야 이 사람 저 사람 가려받겠지만, 누구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사정이 아니지 않느냐.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백지장도 맞들어야 힘이 난다. 젖먹던 힘까지 짜내야할 판인데, 한가하게 (사람을) 골라낼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朴탄핵 논란하고 있기엔 국민 고통 너무 심하다
    '황교안 체제' 겨우 싹틔워…함께 물·비료 줘야
    총선승리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는 게 내 책무"


    ▲ 부산을 대표하는 4선 중진으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대변인,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유기준 의원이 추석 명절을 맞이해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석 명절에 문재인정권을 향한 민심만 흉흉한 게 아니다. 보수 성향의 국민들은 정권에 대해서는 진작 기대를 저버렸지만, 한국당을 향해서도 "왜 제대로 싸우지 못하느냐"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일면 읍소, 일면 해명에 나섰다. 유 의원은 "어울리는 표현일는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한국당이 99칸 집에 살고 있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불타서 사라진 상황"이라며 "너덧 칸 집지어 겨우 비 피하고 추위 가리며 사는 단계인데, 옛날 고대광실(高臺廣室) 살던 느낌으로 '왜 못하느냐' 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전직 당대표 등의 '황교안 체제'를 향한 공격에 대해서는 "지난 번 우리가 어려울 때는 삭풍한설 속에서 씨앗이 어디 있는지도 몰랐으니, 하물며 발아(發芽)는 기대할 수도 없던 형편 속에서 지방선거를 '폭망'했다"고 꼬집은 뒤 "온갖 어려움을 견뎌내고 겨우 발아해서 싹 틔우는 상황이 지금의 한국당 상황"이라고 받아쳤다.

    나아가 "잘 키워낼 수 있도록 토양을 조성하고 햇볕 쬐어주고 물도, 비료도 줘야하는데 '왜 지금은 이 모양이냐'고 하면 가지마저 꺾는 격이 된다"며 "일각에서 자기 바람을 국민의 바람인 것처럼 말하는 분이 있더라. 겨우 싹을 틔워 묘목이 됐고, 성장해서 나무가 될 수 있도록 한국당 구성원들은 다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일침을 가했다.

    내년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 의원은 '황교안 체제'를 중심으로 보수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 문재인정권을 심판하는 바람을 부산·울산·경남에서 일으키는 무거운 짐을 기꺼이 떠맡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했다.

    첫 선거였던 17대 총선에서 유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 부산에서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 '부산아, 너는 탄핵을 정녕 잊었느냐'며 선동이 판을 치는 당시 분위기 속에서 유 의원은 최낙정 열우당 후보를 누르며 '낙동강 전선' 사수의 일익을 담당했다.

    다음 선거인 18대 총선에서는 한국당의 친이·친박 공천 파동 속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조양환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야당일 때 친여 광풍, 여당일 때 보수 분열 등 여러 아픔을 미리 다 겪어본 셈이다.

    유 의원은 "선거는 항상 상대방이 있고, 국민은 언제든 민심을 대변하지 못하는 오만한 세력을 심판하기 때문에 쉬운 선거란 없다"고 회상하면서, "(보수통합과 정권심판, 총선승리를 위해) 언제든지 어떤 역할이든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게 또 책무"라고 다짐했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