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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지소미아 종료…왜 미국이 '뿔' 났을까


입력 2019.09.04 17:00 수정 2019.09.04 18:04        이배운 기자

신인균 "지소미아 파기는 인도태평양전략 훼손하겠다는 의미"

신원식 "11월까지 선택의 시간…워싱턴, 한국 포기할수도"

신인균 "지소미아 파기는 인도태평양전략 훼손하겠다는 의미"
신원식 "11월까지 선택의 시간…워싱턴, 한국 포기할수도"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미국 워싱턴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전문가들은 지소미아가 미국의 대 중국 포위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미국은 한국의 안보 공조 이탈을 막기 위해 대한국 제재조치를 휘두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3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지소미아 파기와 한미일 동맹' 토론회에서 미국의 대중국 군사전략은 기본적으로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하에 이뤄지며, 이 방어체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지소미아를 통한 한미일 정보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따라서 지소미아를 파기한다는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훼손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그만 둘 수도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미 대사를 초치한 것은 주권국가로서 마땅히 행할 수 있지만 해리스 대사의 '격'에 어긋난 결례를 저질렀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미국이 장관급 대사를 파견하는 나라는 상호 첩보동맹(5Eyes)을 맺고있는 5개국과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뿐이다. 한국에 전직 미 태평양 사령관 출신이라는 장관급 인사를 배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신 대표는 "이런 중요한 인사를 외교부 장관이 직접 초치했다면 모를까, 1차관이 부른 것은 격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며 "친정부 성향의 지지자들은 우리가 마치 강대국이 된 것 같다며 환호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예정된 국내일정에 불참하는 등 명백히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데일리안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데일리안

이어 토론회에 참석한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일인 오는 11월 23일까지 한국에 '선택의 시간'을 부여하고,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한국 포기'또는 '강제력을 동원한 한미일 공조 복귀 유도' 2가지 방안 중 택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 전 차장은 "만약 워싱턴이 한국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 일본의 역할은 더더욱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은 인도태평양전략의 모든 축을 일본에 옮기고 그만큼 우리의 외교 안보 고립은 더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한국이 북중러에 붙어서 그들만 이롭도록 가만히 둘 리가 없다"며 "한국을 떠나보내더라도 자신들이 투자했던 부분을 만신창이로 만들어서 보낼 것이다. 국민들만 초죽음이 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다만 신 전 차장은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등 '통상압박'을 통해 한국을 안보공조에 복귀시키도록 노력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중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을 포기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불리하고, 그동안 한미동맹에 투자한 막대한 비용이 아까워서라도 안보 공조를 유지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신 전 차장은 "미국이 강제적으로 한국 복귀시키기에 나서면 일본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며 미국을 지지할 것"이라며 "반면에 북한은 복귀를 극렬하게 반대하면서 고강도 대남위협 및 대결구도 형성으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할 공산이 크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의 복귀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공개적으로 의사를 표출하지는 않고 관망할 것"이라며 "섣불리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간 한국 내 반대 여론이 발생하고 미국의 견제가 들어오는 등 후폭풍을 맞을 수 있는 탓이다"고 덧붙였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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