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논란] 서울대서 타오른 촛불…조국 '바람 앞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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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19일 14:38:20
    [조국 의혹 논란] 서울대서 타오른 촛불…조국 '바람 앞 촛불'
    "1년이면 조국 딸 논문 24편 쓸 시간인데…"
    "曺선배! 무슨 자격으로 피눈물 흘리게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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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24 04: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1년이면 조국 딸 논문 24편 쓸 시간인데…"
    "曺선배! 무슨 자격으로 피눈물 흘리게 하냐"


    ▲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나오고 교수를 지낸 서울대학교에서 촛불이 타올랐다. 현 정권 창출의 기반이 됐던 탄핵찬성·촛불 성향의 시민들마저 등을 돌리면서 조 후보자가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됐다는 관측이다.

    서울대 재학생·동문 등 500여 명은 23일 저녁 관악캠퍼스 중앙도서관 계단에서 조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측이 사전에 준비했던 양초 400개가 동이 났다. 집회 참가자들이 계단에 빼곡히 들어차면서, 일부 참가자들은 인근 학생회관 난간 등에까지 늘어섰다.

    집회 사회를 맡은 홍진우(화학생물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1년차)씨는 "학부생 인턴을 시작으로 대학원 연구실에 들어온지 만 2년"이라며 "1년이면 조국 교수 딸이 논문 24편을 쓸 시간인데, 지금까지 논문 한 글자를 못 썼다"는 쓴웃음으로 포문을 열었다.

    홍 씨는 "넉넉치 않은 처지라 저소득층 50% 면제 장학금을 받았는데도 200만 원은 한국장학재단 대출을 받아야 했다"며 "자산 수십억대 조국 교수의 딸은 어떻게 서울대 관악회 장학금을 받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김다민 부총학생회장(조선해양공학부 16학번)은 "동료 교수의 정치참여는 폴리페서지만 본인의 정치참여는 앙가주망이라는 말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소서 논문 기재는 지금은 불법이지만 당시엔 불법이 아니라는 말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조 교수가 '부끄러운 동문' 1위가 된 것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떠나 지성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정부 정책을 이행해나갈 사람이 조국 하나 뿐이라면 무능이며, 문제가 있는데도 임명을 강행한다면 기만"이라며 "국민의 참담함과 배신감에 있는 그대로 공감하고, 공직후보자의 자리에서 책임있게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조준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법학과 91학번)는 "조국 선배, 선배의 가족은 무슨 자격으로 장학금과 논문을 욕보이고, 수능과 진학을 준비하는 모든 학생과 학부모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느냐"며 "반칙과 부조리를 비판했던 그 기준을 본인에게 적용해, 더 이상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지 말고 후보자를 사퇴하라"고 호소했다.

    이상민(경제학부 18학번)씨는 "대학원을 진학해 석박사를 거쳐 경제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내가 가야할 길이 가시밭길이라면 요행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가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조국 교수의 딸 의혹은 그런 나를 바보로 만들었다. 돈 있고 빽 있는 사람에게만 있는 '성공의 지름길'이 내겐 없었다"고 성토했다.

    500여 집회 참석자, 일제히 휴대전화 흔들며
    "법무장관 자격 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집회 참석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언이 마무리될 때마다 '조국 STOP''폴리페서 물러나라''조국이 부끄럽다'는 손피켓을 치켜들며 "법무장관 자격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도중에는 500여 집회 참석자들이 일제히 휴대전화의 손전등 기능을 켜서 흔들며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고교자녀 논문특혜, 지금 당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서울대 재학생·동문들의 촛불집회는 현 정권 등장 이래 지속적으로 정권에 반대해왔던 세력이 아닌, 정권 창출의 기반이 됐던 탄핵찬성·촛불 성향 시민들의 이반이라는 측면에서 파장이 주목된다.

    실제로 이날 발언에 나선 인사 대부분은 박근혜정권 탄핵을 이끌어냈던 촛불집회 때의 기억을 이야기하며, 당시 구호였던 "이게 나라냐",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등의 문구를 부메랑처럼 조 후보자를 향해 되돌렸다.

    김다민 부총학생회장은 "2016년 10월 조선해양공학부 학생회장 신분으로 '박근혜 퇴진 동맹휴업' 발언대에 올랐었다"면서도 "추악한 권력을 끌어내리고 새롭게 등장한 정부는 온갖 의혹이 난무하는 사람을 장관으로 지명했다"고 극도의 실망감을 표했다.

    조준현 교수는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언젠가는 불공정이 무너지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참석했다"며 "어떻게 본인들이 비판했던 그들과 똑같을 수 있느냐. 딸의 논문 의혹을 보는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분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상민 씨는 "'이게 나라냐'며 광화문광장에 모였던 2016년 겨울의 그날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박근혜정권에 사형선고를 내리고 헌법정신을 재천명한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은 사회로 나아가던 나를 설레게 했다"면서도 "조국 교수가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뒤, 지금까지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당혹감을 넘어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 씨는 "우리에겐 권력이 민심 위에 있을 수 없다는 2017년 봄의 교훈이 있다"며, 조 후보자를 향해 "우리는 결단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압박했다.

    발언자들, 대부분 촛불집회의 경험을 언급해
    정권창출 기반됐던 민심 이반의 의미 무겁다


    ▲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최측은 이날 집회에서 특정 정치색을 빼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애초부터 '태극기 소지자'의 입장불가를 예고했던 주최측은 이날 집회 도중 "법무장관 자격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다가 돌발적으로 "문재인도 사퇴하라"고 외치는 일반 시민이 나오자 "지금 즉시 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구경을 왔던 '태극기' 성향의 일부 시민은 "왜 젊은이들이 '사기탄핵'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느냐", "전부 촛불시위 했던 사람들인 것 같다"며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현 정권을 향한 경고로서의 의미와 무게감이 더욱 무거워졌다는 분석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으로 부적격하다는 응답이 49.6%로 "적격"이라는 응답(41.5%)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특히 지난 7월 1~2일이 실시했던 조사에서의 같은 설문과 비교할 때, 20대 응답층에서 "적격"이라는 응답률이 무려 14.1%p 폭락했으며, 서울과 인천·경기도 "적격"이 더 많던 응답 비율이 "부적격" 우위로 돌아섰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알앤써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날 접촉한 한 서울대 학생은 "내 동생이 부산대 의전 떨어질 때 조국 (후보자) 딸은 됐더라"며 "그 때는 동생더러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뭐라 했는데 동생보다 미트(MEET·의치의학교육입문시험) 성적이 한참 아래인 조국 딸이 된 것을 보니 할 말이 없다"고 자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대학생들의 자발적 주도로 촛불시위가 열리는 등 조 후보자를 둘러싼 민심 이반의 가속화로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라며 "국회 인사청문회는 고사하고 27일 이른바 '국민청문회'까지 버티기를 계속한다면 여당의 수도권 의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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