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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홍콩 사태⋯ELS 미상환액 43조 금융시장 불안 '핵 뇌관'


입력 2019.08.20 06:00 수정 2019.08.19 17:46        최이레 기자

홍콩H지수 연고점 4월 발행액만 7조5300억⋯고점서 올해 최고치 발행 기록

전문가 "2015년 폭락사태·시위격화 가능성"⋯관계자 "모니터링 지속할 것"

홍콩H지수 연고점 4월 발행액만 7조5300억⋯고점서 올해 최고치 발행 기록
전문가 "2015년 폭락사태·시위격화 가능성"⋯관계자 "모니터링 지속할 것"


홍콩 시위가 두 달 가까이 진행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에 묶여 있는 43조원 가량의 미상환 잔액이 금융투자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핵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아직 만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손실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조기상환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들의 자금이 한동안 묶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데일리안 홍콩 시위가 두 달 가까이 진행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에 묶여 있는 43조원 가량의 미상환 잔액이 금융투자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핵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아직 만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손실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조기상환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들의 자금이 한동안 묶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데일리안

홍콩 시위가 두 달 가까이 진행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에 묶여 있는 43조원 가량의 미상환 잔액이 금융투자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핵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아직 만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손실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조기상환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들의 자금이 한동안 묶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범죄인인도법(송환법) 시위 이후 항셍지수(HSI)는 7.40% 하락한 가운데 항셍차이나기업지수(HSCEI)는 6.20% 떨어졌다. 특히, ELS 기초자산으로 주로 활용되는 HSCEI의 경우 올해 연고점(지난 4월 17일)과 비교하면 현재까지 18.09% 하락했는데 지수가 연고점을 기록했던 4월 HSCEI ELS 발행액은 7조5300억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즉, 지수가 고점을 찍었을 때 증권사들의 ELS 발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에 홍콩H지수 관련 ELS 미상환 잔액 42조6000억원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감독 당국은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 수준의 홍콩 주가 지수의 경우 원금손실구간까지 아직 여유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시장 전문가들도 홍콩의 주가 지수가 당장 원금손실구간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 않지만 관련 미상환 잔액이 43조원에 육박하는 점과 지난 2015년 6월 HSCEI가 고점에 오른 뒤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폭락했던 경험을 들어 시장 동요 방지 차원의 맹목적인 낙관론은 경계해야 된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ELS 상품의 원금손실가능구간이 일반적으로 50~60%로 설계된 점을 고려하면 HSCEI가 7500~8000선까지 내려와야 되는데 홍콩 시위가 계속되더라도 당장 주저앉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다만, 지난 2015년 해당 지수가 급등했다가 폭락한 후 재차 폭락하면서 손실을 초래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금융 당국의 말처럼 마냥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HSCEI는 2015년 5월 장중 1만4801.94포인트까지 뛰어오르며 연 고점에 올라섰지만 9개월 만에 49.29% 급락한 7505.37포인트까지 밀린바 있다.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주가는 지난해가 돼서야 다시 1만2000포인트 선을 탈환해 HSCEI가 편입된 지수형 ELS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시위 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있었던 시위의 경우 경찰 측과 물리적 충돌 없이 끝났지만 중국 정부가 홍콩과 근거리에 있는 선전에 군대를 주둔 시키는 등 군사적 개입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

만약 중국이 홍콩 시위에 개입하게 되면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홍콩의 위상은 무너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특히, 중국이 관여하는 순간 대규모 환매 요구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 경우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홍콩 시장으로부터 빠져나가면서 지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진행 중인 홍콩 사태는 외형적으로 정치적인 사건이지만 이에 따른 파급력 및 영향력 측면에서 보면 경제적 사건으로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며 "중국의 영향력이 홍콩 시장에 미친다는 인식이 발생하는 순간 대규모 자금 조정이 발생할 확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HSCI지수가 위험 영역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안전 구간에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칫 사태가 비화되면 미·중 간 무역분쟁 타결을 지연시킬 수 있어 비단 이와 연계된 ELS 뿐만이 아니라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는 트리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전개될 사건 추이에 대해 심도 있게 지켜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HSCEI가 유지하고 있는 주가 수준이 원금손실구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향후 지수형 ELS 상품의 HSCEI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여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로 알고 있다"며 "관련해서 모니터링을 계속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당국이 마련할 수 있는 부분은 제도적으로 규제사항을 풀어줄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다양한 지수, 전략 지수를 많이 편입할 수 있도록 기반을 열어주면 증권사 입장에서도 다양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최이레 기자 (Ir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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