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은행권 DLS 불완전판매 사태…관리감독 사각지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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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21일 19:53:44
    반복된 은행권 DLS 불완전판매 사태…관리감독 사각지대 '여전'
    누구나 이용하는 시중은행 창구서 초고위험 투자상품 판매…적정성 논란 확산
    당국, 투자자 피해 드러난 후 '뒷북 대응'·워치독 기능 상실 비판..."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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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20 06:00
    배근미 기자(athena3507@dailian.co.kr)
    누구나 이용하는 시중은행 창구서 초고위험 투자상품 판매…적정성 논란 확산
    당국, 투자자 피해 드러난 후 '뒷북 대응'·워치독 기능 상실 비판..."대책 시급"


    ▲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수 천억원대 해외금리연계형 파생상품(DLS/DLF)이 또다시 막대한 투자손실사태로 치닫고 있다. 과거 ‘키코(KIKO) 사태’를 연상케 하듯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전액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돼 그 충격이 더욱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상품을 판매한 금융권을 넘어 이를 관리감독할 금융당국의 책임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시중은행에서 대거 판매된 수 천억원대 해외금리연계형 파생상품(DLS/DLF)이 또다시 막대한 투자손실사태로 치닫고 있다. 과거 ‘키코(KIKO) 사태’를 연상케 하듯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전액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음에도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돼 그 충격이 더욱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상품을 판매한 금융권을 넘어 이를 관리감독할 금융당국의 책임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누구나 이용하는 시중은행 창구서 초고위험 투자상품 판매…적정성 논란 확산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을 중심으로 판매된 금리연동형 파생결합상품이 최근 글로벌 금리 하락세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원금 대부분의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일 기준 국내 금융사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으로 우리은행(4012억원)과 하나은행(3876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당장 내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DLF 상품(우리은행 판매)은 판매 잔액(1266억원)이 전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현 수준(-0.7% 안팎)에서 머무를 경우 투자자들은 이자는 커녕 원금의 95.1%인 1204억원을 잃게 되는 구조다. 영국과 미국 CMS(통화 이자율 스와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F 상품 역시 막대한 손실 위기에 처한 상태다.

    특히 전체 투자원금의 99%가 일선 은행에서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된 데다 투자자 10명 중 9명이 개인투자자로 파악돼 그 여파가 예상보다 심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는 자산가들의 여유자금 뿐 아니라 퇴직금 등 고령층 은퇴자금이나 주택자금도 상당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상품 가입 시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되는 증권사와 달리 누구나 이용 가능한 은행 창구에서 상품 판매가 이뤄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했을지 여부에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금감원 측은 금융권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해당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밝히는데 중점을 두는 한편 조속히 분쟁조정에 나선다는 방침으로 이르면 다음달 중 분조위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이해가 쉽지 않고 레버리지가 높은 일부 상품의 경우 손실률이 90%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불완전판매 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상품 구조에 이르기까지 상품 기획과 판매 전반에 걸쳐 집중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투자자 피해 가시화된 후에야 '뒷북 조처' 비판도...“근본적 대책 필요”

    한편 이같은 금융당국의 대응을 둘러싸고 이른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이미 IBK기업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해당 금리 연계 상품에 대한 리스크를 일찌감치 감지하고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반면 상품 판매를 강행한 여타 은행 및 금융소비자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는 측면에서다.

    과거 은행권 고위험 환헤지 상품에 가입했다 10년 넘도록 분쟁 중인 키코 공대위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은행들의 이익 우선주의’와 ‘금융당국의 허술한 감시와 규제’가 그 원인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공대위 측은 “키코 사건은 사기상품을 판매한 것이고 이번 DLS 사태는 사기 판매 행위를 한 것”이라면서 "문제는 은행이 비전문가인 기업이나 개인에 옵션매도를 권유해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그 피해구조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생상품을 둘러싼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일선 투자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 또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문제는 금융회사에 있지만 이같은 시장의 판매구조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못한 금융당국 무능도 한 몫을 한 것”이라며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금감원의 조처는 여전히 '상품을 이해했다'는 식의 문답을 강화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비판했다.[데일리안 = 배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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