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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화평법에 발목…日 소재 부품 추격 힘들어”


입력 2019.08.12 17:45 수정 2019.08.12 17:48        김희정 기자

"韓 화학물질 평가 규제 강도 세계 최고…日 수준 완화해야"

"소재‧부품 완전 국산화 불가능…정밀화학 분야는 선택과 집중 필요"

한경연,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韓 화학물질 평가 규제 강도 세계 최고…日 수준 완화해야"
"소재‧부품 완전 국산화 불가능…정밀화학 분야는 선택과 집중 필요"
한경연,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12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곽노성 한양대 과학정책학과 특임교수, 이덕환 서강대 교수,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전무,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부 교수.ⓒ데일리안 12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곽노성 한양대 과학정책학과 특임교수, 이덕환 서강대 교수,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전무,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부 교수.ⓒ데일리안

우리나라의 지나친 화학물질 규제가 한일 소재부품 산업 격차를 벌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를 일본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곽노성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는 12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한국의 화학물질 평가 규제가 강도는 전 세계에서 최고로 강하다”며 “모라토리엄(유예) 선언 후 일본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화학물질 평가 규제 강도가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순으로 일본과 한국이 극명히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과 미국은 신규물질만 신고하지만 한국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은 신규 및 기존 물질을 모두 신고하게 돼 있다. 화평법에 발목이 잡혀 기업이 원활하게 소재‧부품 개발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화학물질 관리 관련 법률 측면에서도 일본 화관법은 562종을 관리하지만 한국 화관법은 1940종 이상을 관리하는 등 관리대상이 약 3.5배 차이가 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언급했다. 곽 교수는 “이는 유해성(독성)만 평가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노출량을 고려한 평가를 통해 위해성 높은 물질 관리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규제 목적의 전환을 강조하며 안전 뿐 아니라 ‘산업 발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화학물질 평가 관리 법률을 주관하는 주무부처가 환경부지만, EU는 산업총국, 일본은 경제산업성 등 산업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곽 교수는 “EU와 일본은 산업발전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며 “환경부가 관장하는 우리와 마인드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화학물질 안전규제는 현재 화평법, 화관법 외에도 산안법에서 관리되고 있는데 물질 등록은 법률마다 별도로, 관리체계는 중복돼 있어 비효율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법률간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는 국민이 아닌 부처 입장의 법률 제정에서 찾았다. 곽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전면 재정비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법률간 역할정리를 통해, 정부가 패키지로 움직이는 방법으로 역할과 책임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노성 한양대 과학정책학과 특임교수가 12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발제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곽노성 한양대 과학정책학과 특임교수가 12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발제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이날 이덕환 서강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의 부품‧소재의 완전한 국산화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화학산업인 소재분야는 ‘범용소재 산업’과 ‘정밀화학 산업’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교수는 “쉽게 말해 범용소재는 벌크라고 하는 소품종 대량화, 정밀화학은 다품종 소량화”라고 설명했다.

이중 정밀화학 분야는 범주가 넓기에 불특정 분야를 전부 개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이 교수는 “다품종 소규모인 정밀화학 구석구석에 다양한 시설투자와 인력을 투입하기 어렵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부분적인 국산화 분야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문성이 부족한 정부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온전하게 기업에게 맡겨 다른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소재를 스스로 개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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